'화웨이 쓰면 정보공유 제한'…美, 獨·英 등 유럽에 경고장

입력 2019-06-01 00:15  

'화웨이 쓰면 정보공유 제한'…美, 獨·英 등 유럽에 경고장
폼페이오, 베를린서 '화웨이 제재 동참 요구'
트럼프, 英 방문서 동참 압박할듯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과 영국 등 유럽의 동맹국들을 상대로 '화웨이 제재 전선'에 동참해달라는 미국의 요구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31일(현지시간)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중국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화웨이의 장비를 사용할 경우 안보 정보 등에 대한 공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직접 경고장을 보냈다.
폼페이오 장관은 "국가가 장비 사용에 대해 자체적인 결정을 할 수 있지만, 그 결정은 (정보 제한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5세대(5G) 네트워크망 구축 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는 요구다.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의 주요 국가들에 보내는 메시지로 보인다.
미국은 화웨이 장비에서 기밀이 빼돌려질 수 있는 장치가 설치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과 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런 입장을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도 회담했다.
그동안 주독 미국대사와 국무부 차관보 등을 통해 이 같은 경고를 해온 미국이 폼페이오 장관을 통해 압박의 강도를 올린 것이다.
독일은 미국의 압박 속에서도 5G 네트워크 장비 구축 사업에서 장비의 보안성을 강화한 채 화웨이의 참여를 배제하지 않았다.


메르켈 총리는 여러 차례 "스스로 기준을 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내왔다. 독일산업연합(BDI)도 독립적 결정을 강조하면서 미·중 간의 무역분쟁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는 의사를 보였다.
이는 독일의 최대 교역국으로 떠오른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독일과 중국은 거의 매년 정상 간 방문을 하며 경제적 관계를 더욱 밀접히 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폼페이오 장관과의 회담 직후 중국의 왕치산 국가부주석과 만나기도 했다.
미국은 조만간 영국을 상대로도 직접적인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3일 영국을 방문해 테리사 메이 총리를 만나 '화웨이 때리기'에 가담하라며 요구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영국은 그동안 5G 장비에 대해 독자적으로 결정할 것이라며 미국의 압박에 맞서왔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메이 총리의 후임자를 상대로 브렉시트 정책에 지지를 보내면서 화웨이 제재 동참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방문에 합류한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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