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노이대 연구진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미국 내에서 치과 환자에게 나가는 예방적 항생제 처방이 대부분 국가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에서 치과는 전체 항생제 처방의 약 10%를 차지하는데, 그만큼 오남용 사례가 많다는 걸 시사한다.
시카고 일리노이주립대 약학대학의 케이티 수다 '약학 제도·정책성과'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미국 의사협회가 발행하는 온라인 저널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연구 개요에 따르면 연구팀은, 통합 건강 데이터베이스 '트루벤(Truven)'에서 2011~2015년 5년간 나간 '치과 방문 전' 항생제 처방 16만8천420 건을 분류해, 고위험 심장질환 환자군과 비교했다.
미국의 정부 가이드라인은, 치과 진료 전의 예방적 항생제 처방을 고위험 심장질환 환자에게만 권장하고 있다.
그런데 연구팀이 분석한 결과, 고위험 심장질환이 없는 치과 환자에게 불필요하게 나간 예방적 항생제 처방이 전체의 81%에 달했다는 것이다.
보고서의 교신저자인 수다 교수는 "항생제의 예방적 사용은 해당 환자들을 더 많은 내성균과 세균 감염 위험에 노출하는 것"이라면서 "가이드라인 제정에 반영된 증거들은, 환자에게 돌아갈 이익보다 위험이 더 크다는 걸 암시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내 '항생제 스튜어드십(Antibiotic Stewardship)'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주기도 한다.
항생제 스튜어드십은, 항생제 오남용을 막기 위해 미국, 영국, 일본 등 여러 선진국에서 운영하는 제도다. 국내에선 분당서울대병원이 최근 '항생제관리 전담 약사'를 처음 임명하고 항생제관리팀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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