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 차림으로 강경 발언…"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때문에 불안정"
"대만 쪼개려하면 싸울수 밖에…화웨이, 美 원하면 끝까지 싸울 것"
"미중 충돌·전쟁은 재앙, 인식하고 있어…충돌 피하기 위해 노력"
(방콕·베이징=연합뉴스) 김남권 김진방 특파원 = 중국의 웨이펑허(魏鳳和) 국무위원 겸 국방부 부장은 2일 남중국해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입장에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미중 간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화웨이 사태'에 대해서도 미국의 공세에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는 등 미국 정부를 향해 강경 메시지를 쏟아냈다.
웨이펑허 국방부장은 전날 양복 차림으로 연설한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과는 달리 인민해방군 군복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중국 정부의 강경 입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AP·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웨이펑허 국방부장은 이날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진행된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 본회의 연설 및 질의응답을 통해 "중국군은 대만과 남중국해에 대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단호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웨이펑허 국방부장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남중국해는 안정적 상황"이라며 "도대체 누가 남중국해의 안전과 안정을 위협하고 있는가. 매년 10만척이 넘는 선박이 남중국해를 항행하고 있지만 어떤 선박도 위협을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최근 몇 해 이 지역 밖에 있는 일부 국가가 '항행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힘을 과시하기 위해 남중국해에 들어온 것"이라며 미국을 에둘러 비판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 "만약 누구라도 감히 중국으로부터 대만을 쪼개려 한다면 중국군은 국가의 통일을 위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끝까지 싸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화 조치에 대해 다른 나라의 주권을 침해하는 행동이라며 비판해 왔다.
미국은 또 중국이 '미수복 지역'으로 간주하는 대만과 중국 사이의 대만해협에서 자국 함정이 '항행의 자유' 명목으로 통과하도록 해 대만을 지지하는 것이라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웨이펑허 국방부장은 '화웨이 사태'와 관련, "화웨이는 민간 기업이지 군사 기업이 아니다"라며 "화웨이 최고경영자가 군에 복무했다는 사실이 그의 회사가 군의 일부라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중국에는 수백만 명의 군인이 퇴역 후 각지에서 생업을 이어 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전날 미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이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너무 밀착돼 있어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중국은 다른 나라들이 (중국) 민간 기업들에 대해 제재를 가하려는 것에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에 의해 시작된 무역 마찰에 대해 만약 미국이 대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문을 열어 놓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그들이 싸우길 원한다면 우리는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웨이펑허 국방부장은 그러면서도 "미국과 중국은 양국 간 충돌(conflict) 또는 전쟁이 양국에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그는 또 "중국은 세계의 보스가 될 의도도 힘도 없다"며 미국의 지위를 위협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뒤 "중국과 미국 사이의 대치는 두 국가 국민과 전 세계인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국 갈등에 대해 강경 대치가 아닌 외교적 해법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웨이펑허 국방부장은 '톈안먼 시위 30주년'에 대한 질문을 받고 "톈안먼 시위는 중앙 정부가 진압할 필요가 있던 정치적 소요사태였고, 진압은 옳은 방침이었다"면서 "이 때문에 중국은 안정을 누려왔다"며 시위 진압을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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