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유튜브 거쳐 톤코하우스서 어린이TV쇼 만드는 마이클 더튼
미군 아버지·한국인 어머니 사이서 태어나 9살 때 미국 이주
"아이들 그림서 강력한 힘 느껴…표현 기회 없는 아이들 돕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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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구글은 특별한 기념일마다 초기화면의 자사 로고를 바꿔 선보인다.
구글 두들(Google Doodle)은 2010년 7월 20일 탄생 78주년을 맞은 미디어아트 선구자 백남준(1932∼2006)을 소개했다. 이 두들은 백남준을 상징하는 모니터 여러 대가 번쩍이며 진동하는 애니메이션 형식이라 더 관심을 모았다. 백남준 두들을 디자인한 두들러는 마이클 더튼(42)이다.
"구글 두들은 수학자나 과학자는 물론이고, 나아가 매우 혁신적인 예술가를 소개합니다. 백남준을 자세히 알아가는 일은 매우 재미있었지만, 두들이 백남준을 잘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모두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켜야 하기에 쉽지 않은 작업이었요."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톤코하우스 애니메이션' 전시장에서 만난 더튼은 "사람들, 특히 어린이가 호기심을 느끼도록 영감을 주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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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더튼이 '꿈의 직장'으로 꼽히는 구글과 유튜브를 떠나 지난해 1월 미국 캘리포니아의 작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톤코하우스에 합류한 이유이기도 하다.
톤코하우스는 픽사 출신 아트디렉터 로버트 콘도와 다이스케 다이스 츠츠미가 설립했다. 2015년 아카데미 단편 애니 후보에 올랐던 '댐 키퍼' 등 어른도 즐기는 어린이 콘텐츠를 주력으로 한다. 더튼은 이곳에서 프로덕션 디자이너를 맡아 어린이 TV쇼를 제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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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튼은 오래전부터 어린이 영화 제작을 꿈꿨다. 2010년부터 5년간 구글에서 근무하고, 유튜브로 옮겨 키즈채널 리브랜딩 작업을 하면서도 그 꿈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그는 왜 어린이 콘텐츠 제작에 매달리느냐는 물음에 '라파엘로처럼 그리기 위해 4년을 소비했지만, 아이처럼 그리기 위해 평생이 걸렸다'라는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말을 먼저 인용했다.
"아이들이 그린 것에서는 정말 강력한 힘이 느껴져요. 아이들은 본인 스스로 느끼고 생각한 바를 그대로 표현합니다. 가령 수증기를 산으로 그린다든지 하는 식으로요. 그래서 에너지가 더 넘치죠."
그 자신도 톤코하우스 이직 직후, '프로'임을 증명하려 그린 그림이 졸작이 된 일을 계기로 이를 더 절실하게 느꼈다. "내 생각과 경험을 내 방식대로 표현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어린이를 위한 미술교육은 어른에게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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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 아빠인 더튼은 "불행하게도 다양한 이유로 많은 어린이가 자유롭게 표현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라면서 "그러한 아이들에게 톤코하우스를 비롯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기회를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주한미군 출신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더튼은 1977년 원주에서 태어나 동두천, 서울 등을 돌며 생활하다 9살에 미국으로 완전히 이주했다.
한국 시골을 좋아한다는 더튼은 이번에도 오자마자 어머니와 함께 강화도를 여행했다. 화가인 어머니는 배우 장동건(47) 어머니와 이종사촌으로, 매우 각별한 사이다. 더튼 또한 어릴 적 서로 집을 오가며 장동건과 함께 놀았다고.
더튼이 작업 중인 TV쇼 '고고 커리 컬슨'은 올 연말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에 공개될 예정이다.
더튼 디자인을 포함한 톤코하우스 작업을 한눈에 만날 수 있는 서울 전시 '톤코하우스 애니메이션: 호기심과 상상으로 그린 빛의 세계'는 8월 31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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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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