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린[폴란드]=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꿈의 무대에 선 손흥민(27·잉글랜드 토트넘)을 보면서 멕시코 4강 신화 재현에 도전하는 '한국축구의 미래들'도 더 큰 꿈을 꾸게 됐다.
손흥민은 2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리버풀(잉글랜드)과 치른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
대회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한 토트넘은 전반 2분 무함마드 살라흐에게 페널티킥 결승골을 내주고 후반 42분 디보크 오리기에게 추가골을 허용해 리버풀에 0-2로 무릎 꿇었다.
손흥민도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그러나 손흥민은 2008-2009시즌과 2010-2011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소속의 박지성에 이어 한국인 선수로는 두 번째로 '꿈의 무대'로 불리는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뛴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 손흥민이 뛰는 모습을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후배들도 폴란드에서 TV로 지켜봤다.
한국 U-20 대표팀은 폴란드에서 열리는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조별리그를 2승 1패, F조 2위로 통과하고 5일 오전 0시 30분 일본과 16강전을 치를 루블린에 2일 오전 도착했다.
이후 저녁 식사를 하고 스트레칭 등으로 가볍게 몸을 푼 선수들은 현지시간 오후 9시 시작된 챔피언스리그 결승 경기를 각자 숙소 방에서 TV로 시청했다.
토트넘이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장면은 볼 수 없었지만, 손흥민이 결승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만으로도 어린 태극전사들에게는 큰 자극이 됐다.
조영욱(서울)은 일본과 16강전을 치를 루블린 경기장에서 3일 오전 열린 공식 기자회견 때 "손흥민의 활약이 한국의 축구 선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라는 외국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조영욱은 주저하지 않고 "손흥민은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선수고, 유럽에서도 많은 분이 인정하는 선수다"라고 입을 뗐다.
그러고는 "어린 선수뿐만 아니라 나이가 있는 형들도 손흥민 선수를 보면서 꿈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더더욱 그런 무대에 오르려고 노력하는 자극제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기자회견에 앞서 루블린 인근 도시 푸와비에 있는 대회 공식 훈련장에서 1시간가량 훈련했다.
훈련에 앞서 인터뷰를 한 수비형 미드필더 정호진(고려대)은 "개인적으로 토트넘이 이기길 바랐는데 리버풀이 이겨 아쉽다"라며 손흥민과 한마음이 됐다.
나아가 이날 경기를 통해 느낀 점도 밝혔다.
정호진은 "골이 의외의 순간에 나왔다. 토트넘이 전반 시작하자마자 페널티킥으로 실점하고 후반 끝날 때도 실점했다"면서 "경기 초반과 끝날 때 집중력이 중요한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포르투갈과 1차전에서처럼 초반에 실점하지 않도록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측면 미드필더 김세윤(대전)도 "한국선수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뛰는 모습을 봤다. 선수라면 누구나 뛰고 싶어 할 무대"라면서 "토트넘이 아쉽게 졌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았던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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