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연구원, 서울·경기연구원과 정책 협약…'네트워크' 구축
정책 시너지 기대 속 楊 여권 기대주들과의 만남에 관심 집중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취임 후 첫 외부 공식 행사로 3일 여권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와 잇따라 환담한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과 수도권 싱크탱크인 서울연구원·경기연구원 간의 업무 협약 체결을 계기로 마련된 만남이었지만, '권력 디자이너'라 불리는 양 원장이 '대권 잠룡'들에게 손을 내민 모양새라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가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연구원은 이날 오후 서울시 싱크탱크인 서울연구원, 경기도 싱크탱크인 경기연구원과 정책연구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개최한다.
양 원장은 각 연구원 원장이 대표로 참석하는 협약식에 앞서 박원순 시장, 이재명 지사와 별도 환담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민주연구원이 이번에 '정책네트워크' 구축에 나선 것은 '현장 목소리'에 밝은 국내외 각종 싱크탱크와 공동 연구를 통해 시너지를 일으키고, 당의 정책 수립이나 입법 활동을 뒷받침하는 콘텐츠 기반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민주연구원의 법인 목적에는 '민주당 이념과 노선 및 그에 관한 정책연구'뿐만 아니라 '온라인·오프라인상의 정책네트워크 구축과 관리'가 포함돼 있다.
따라서 이번 정책네트워크 추진은 애초 민주연구원의 설립 목적에도 부합하는 활동이라는 것이 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양 원장은 공식 취임 전부터 전국 광역자치단체 산하 싱크탱크의 질 높은 연구성과가 '갈라파고스화'돼 있는 사실에 주목, 이를 하나로 모아 시너지를 내는 모델을 구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원장은 더 나아가 국내 민간 싱크탱크, 외국 유명 싱크탱크 등과도 교류해 민주연구원의 역량을 강화하고, 정부·여당의 강력한 수권 능력을 뒷받침하는 밑그림까지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안팎에서는 민주연구원이 '총선 병참기지'로 규정된 만큼 연구원을 중심으로 한 광범위한 정책네트워크가 정책연구와 입법 지원 기능의 실효성을 높이는 동시에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한 공약을 발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편 양 원장은 이날 박원순 시장과 이재명 지사를 만나는 것처럼 앞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광역단체장을 차례로 만나 소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김경수 경남지사 등 다른 잠룡들과 만남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제주 등 야당 소속이거나 무소속의 광역단체장들과 마주 앉을 가능성도 있다.
민주연구원 측은 보도자료에서 "현재 국내외 15개 싱크탱크와 업무 협약을 추진하기로 상호 양해한 상황이고, 10여개 싱크탱크와 추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 원장의 '광폭 행보'는 불가피하게 정치권의 여러 해석을 낳을 수 있다.
특히 여당 인재영입 실무를 총괄할 것으로 알려진 양 원장이 지난달 노무현재단 행사에서 일부 여권 '기대주'의 이름을 거론하며 총선과 대선 국면에서의 역할론을 제기한 바 있어 그가 누구를 어떤 순서로 만나는지에 대해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다만 최근 양 원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만찬 회동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논란이 빚어진 만큼 민주연구원 내부에는 과도한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민주연구원 박정식 정책네트워크 실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연구원 본연의 정책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교류와 협약 체결"이라며 "현장과 밀착한 여러 연구기관과 조금 더 내실 있고 긴밀하게 의제를 발굴하려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양 원장이 광역단체를 방문한 김에 단체장들과 간단히 티타임을 할 수도 있지만, 주목적은 연구원장들과 회의를 여는 것"이라며 "오히려 인연이 있는 단체장과 비공개로 만나면 또 다른 오해를 살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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