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총리, 긴급 기자회견 예고…기로에 선 포퓰리즘 연정

입력 2019-06-0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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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총리, 긴급 기자회견 예고…기로에 선 포퓰리즘 연정
"국민에 중대 사안 밝힐 것"…연정 붕괴 '초읽기' 관측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3일(현지시간)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해 중대 발표를 하겠다고 밝혀 포퓰리즘 연립정부의 운명이 기로에 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콘테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오후 6시15분에 로마의 총리궁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몇 가지 중요한 사항들을 국민에게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콘테 총리의 기자회견은 작년 6월 출범한 포퓰리즘 연정의 두 구성원인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극우정당 '동맹'의 내부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유럽연합(EU)이 이탈리아의 공공 재정악화에 해명을 요구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코리에레델라세라 등 현지언론은 이날 지면에서 "콘테 총리가 연정 내 분열이 해소돼 신뢰 관계가 회복되지 않으면 정부를 지속하는 게 불가능하다면서 자신의 직을 걸고 오성운동과 동맹에 최후 통첩을 할 계획"이라고 보도해 연정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예상이 나온다.
무명의 법학 교수 출신의 콘테 총리는 1년 전 포퓰리즘 연정의 총리로 깜짝 발탁돼 이탈리아 내각을 이끌어 왔다.
당적은 없지만 오성운동과 가까운 것으로 여겨지는 그는 그러나 오성운동의 대표인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 겸 노동산업장관, 동맹을 이끌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 등 두 실세 총리의 위세에 밀려 내각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지지기반도, 철학도 워낙 달라 출범 전부터 연대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돼 온 오성운동과 동맹은 지난 1년 동안 난민정책, 대형 토목 공사, 북부 자치권 확대, 세금 인하 등 핵심 정책을 둘러싼 이견으로 끊임없이 반목해 왔다.



두 정당이 결국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고 연정이 붕괴 수순에 들어갈 경우 의회가 내달 하순 해산되고, 오는 9월 29일에 조기총선이 실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현지 언론은 보고 있다.
조기총선이 실시되면 강경 난민 정책을 앞세워 거침없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살비니가 이끄는 동맹의 승리가 유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작년 총선 때 17%의 표를 얻었던 동맹은 지난 달 하순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34%가 넘는 표를 얻어 일약 이탈리아의 최대 정당으로 올라섰다.
반면, 작년 총선 때 32%가 넘는 표를 얻어 창당 9년 만에 단숨에 최대 정당이 된 오성운동은 지난달 26일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17%에 그치는 저조한 득표율로 중도좌파 민주당에조차 밀려 3위로 전락했다.
조기총선 이후 들어설 새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당장 내년 예산안 편성이라는 과제를 안게 되는데, 이탈리아의 공공부채 증가를 둘러싼 EU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국면이라 EU와의 충돌은 필연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 과정에서 이탈리아의 금융 시장이 다시 불안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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