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양서 수색전환' 가능할까…韓구조팀, 시신수습후 목소리 높여

입력 2019-06-04 05:15   수정 2019-06-04 08:47

'인양서 수색전환' 가능할까…韓구조팀, 시신수습후 목소리 높여
헝가리측, 선체 수색 대신 인양으로 사실상 결론
韓측 "수심 내려가는 등 환경 좋아져…헝가리 측과 다시 논의할 것"




(부다페스트=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에 대한 선체 수색 가능성이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헝가리 당국이 사실상 실종자 수습을 위한 선체 수색 대신 인양으로 결론을 내린 가운데, 한국 구조팀이 3일(현지시간) 사고현장에서 한국 여성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수습하면서 국면이 전환될지 주목된다.

헝가리 당국은 지난달 30일과 31일 사고현장에서 잠수를 시도한 뒤 선체 수색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유속이 빠르고 수심이 깊은 데다, 시야 확보가 어렵다는 점을 들었다.
이와 달리 한국 측은 사고 초반부터 선체 수색을 통한 실종자 수습을 우선순위에 뒀다.
이날 정부 합동신속대응팀의 수중 수색 활동도 어렵사리 이뤄졌다.
전날 신속대응팀은 우리 잠수부들의 수색 활동을 강력히 요청했으나, 헝가리 당국 측은 확답을 하지 않았다.
이날 아침에도 신속대응팀 관계자들이 구조현장을 찾아가 헝가리 당국을 설득한 끝에 우리 잠수부의 투입이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뉴브강서 하루동안 한국인 남녀 추정 시신 2구 수습 / 연합뉴스 (Yonhapnews)
헝가리 민간 잠수부 2명과 우리 측 잠수부 2명이 잠수를 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잠수 작업의 범위가 선체 수색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정도로 제한됐다.
한국 측 잠수부가 투입되기로 했지만, 헝가리 측은 여전히 선체 수색에 부정적이었다.
헝가리 경찰 산하 대테러청의 야노쉬 허이두 청장은 잠수부 투입 결정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여러 구조방법이나 수색방법을 고민했지만, 우리 입장은 이 침몰한 선박을 그 상태 그대로 인양하는 것"이라면서 "신속한 인양작업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선체 진입 자체의 위험성을 언급하면서 "(투입된 잠수부들이) 선체로 진입하는 것은 엄정하게 금지한다"고 강조했다.
헝가리 측은 현재 현장에 50t급 크레인을 배치한 데 이어, 200t급 대형 크레인인 '클라크 아담'을 세체니 다리 밑으로 추가로 이동시켜 인양작업을 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오전에 헝가리 측 잠수부가 먼저 입수해 허블레아니호 꼬리 부분에서 시신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한 뒤 오후에 한국 측 잠수부가 시신을 수습했다.


우리 잠수부들이 시신을 수습하자 신속대응팀은 선체 수색의 필요성을 재차 주장하고 나섰다.
신속대응팀 현장지휘관인 송순근 대령(주헝가리 한국대사관 무관)은 시신 수습 후 브리핑에서 "시신 수습에 성공했기 때문에 선체 진입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요구할 것"이라며 "수심도 계속 내려가고 있어서, 내일과 모레 작전환경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헝가리 측이 인양만 하려고 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면 선체 수색 가능성을 열어두고 인양에서 (선체 수색을 통한) 수습으로 방향이 자연스럽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헝가리 측과 다시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송 대령은 "잠수부들이 세월호 침몰현장보다 유속이 훨씬 빠르고 시계가 확보되지 않아 지금까지 가장 어려운 작전이었다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잠수부들이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해 여전히 여의치 않은 현장 환경도 전달했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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