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사극과 사랑 이야기에 꼭 도전해보고 싶어"

입력 2019-06-03 19:31  

봉준호 "사극과 사랑 이야기에 꼭 도전해보고 싶어"
귀국 후 라디오 출연…"오스카상, 지금 말하긴 이르지만 모두가 꿈꾸는 상"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영화 '기생충'으로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한국영화사를 새로 쓴 봉준호 감독이 사극과 로맨스 영화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봉 감독은 귀국 후 첫 인터뷰로 tbs FM(95.1㎒) '최일구의 허리케인 라디오'를 선택했다.
그는 3일 방송한 이 프로그램에서 "사랑 이야기를 찍어보고 싶은 생각은 있다. 시간이 더 지나면 꼭 찍고 싶다. 사극도 한 번도 못 해봤는데 도전하고 싶다. 조선시대, 고려시대, 삼국시대 다 열어두고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세계적인 상을 받은 데 대해서는 "빨리 잊으려 노력한다. 다음 작품을 해야 해서 평상심을 유지하려 하지만 그래도 기쁘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외신들이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까지 점치는 데 대해서는 "지구상 모든 영화가 후보이다. 작년에 고레에다 히로카쓰 감독의 '어느 가족'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고 오스카 후보에 올랐다"라며 "물론 지금 시점에 뭐라 말하기는 이르다. 오스카상은 모든 사람이 꿈꾸는 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생충'을 구상한 시점은 '설국열차' 후반 작업 때라고 밝혔다. 그는 "기생충이 우리 몸에 있는지 몰랐다가 발견되는 것처럼, 2013년 겨울쯤 처음 제작사에 이야기했던 게 기억난다. 그때 머릿속에서 싹트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봉 감독은 또 흥행 가도를 달리는 이 작품 관람 포인트에 대해 "이선균 씨의 대사 중에 이 영화의 격렬한 후반부를 예고하는 단어가 있다"라며 "두 번, 세 번 반복되는 이선균의 대사를 확인해보면 연결 고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이날 인터뷰에서는 영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봉 감독은 이에 대해 "당시 영화 만드는 데 심각하게 지장 받은 건 없다. 그러나 리스트 만드는 것 자체가 죄악이다. 연극이나 소설 등 국가적 지원이 필요한 분들이 힘든 시절을 보냈다. 그분들에게는 큰 트라우마가 아닐까 생각한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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