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이산화탄소로 전기·수소 만든다

입력 2019-06-04 12:00  

'온실가스' 이산화탄소로 전기·수소 만든다
UNIST 연구진 성과…'앙게반테 케미'에 발표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기술 개발이 세계적으로 활발하다. 이산화탄소를 화학적으로 변환해 메탄올이나 플라스틱 재료 등을 만드는 식이다.
이런 가운데 울산과학기술원(UNIST) 김건태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은 4일 발전소와 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전기와 수소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지구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없애는 동시에 전기와 유용한 자원을 만들 수 있는 '일석이조' 기술인 셈이다.
기체 상태의 이산화탄소는 화학적으로 안정하므로 다른 물질로 변환하기는 어렵다. 연구진은 이산화탄소를 물에 녹이면 비교적 쉽게 다른 물질로 전환할 수 있음에 주목했다. 이산화탄소를 녹인 물은 산성이 되는데 이를 전지의 전해질로 이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발전소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이를 물에 녹여 전해질로 활용하는 전지인 '수계(Aqueous) 금속-이산화탄소 시스템'을 구현했다. 이 시스템 전지는 일반 연료전지처럼 음극과 분리막, 양극(촉매) 등으로 구성됐다. 음극재로는 아연이나 알루미늄을 썼다.
연구진이 물에 이산화탄소를 불어 넣자 금속에 있던 전자들이 도선을 통해 흐르며 전기가 발생했다. 물속 수소 이온은 전자를 만나 수소 기체가 됐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는 탄산수소칼륨으로 변환됐다. 전환 효율은 57% 이상이었다.

작년 김 교수팀은 이와 유사한 '나트륨 금속-이산화탄소 시스템'을 발표했다.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이때보다 출력이 높고 수소 발생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새 시스템에선 나트륨을 쓰지 않은 만큼 폭발 위험도 없다.
김 교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며 수소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활용성 높은 기술"이라며 "실증 연구 수준에 도달한 만큼 상용화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5월 22일)에 실렸다.

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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