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의회 선거에 이어 2일(현지시간) 실시된 그리스 지방선거 결선투표에서도 제1야당인 중도 우파 신민주당(신민당)이 압승을 거둬 내달 총선을 앞두고 정권교체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3일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가 대표를 맡고 있는 신민당은 아테네를 품고 있는 아티카 주를 비롯한 전체 13개 주 가운데 12개 주의 주지사 선거를 싹쓸이했다.
신민당은 지난 달 26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33%를 득표,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집권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을 9%의 격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며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신민당은 유럽의회 선거와 함께 실시된 지방선거 1차 투표에 이은 이날 결선 투표에서 수도 아테네 시장도 배출했다.
아테네 시장직을 놓고 맞붙은 결선투표에서는 2003년에 아테네 시장으로 당선된 도라 바코얀니스의 아들이자 미초타키스 신민당 대표의 조카인 코스타스 바코얀니스가 65%의 표를 얻어 35%를 득표하는 데 그친 집권 시리자 진영의 후보를 눌렀다.
정치 명문가 출신의 바코얀니스 당선자는 1990년부터 1993년까지 총리를 지낸 콘스탄틴 미초타키스의 외손자이기도 하다.
그리스 제2의 도시 테살로니키에서는 보수 성향의 무소속 후보 아포스톨로스 치치코스타스가 시장으로 당선됐다.
내달 7일로 예정된 조기총선의 전초전으로 평가되던 이번 지방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신민당은 여세를 몰아 총선에서도 단독 정부 구성에 필요한 과반 득표 달성을 노리고 있다.
미초타키스 신민당 대표는 "우리에게 중요한 총선에서 여러 분이 나를 지지해준다면, 나도 여러 분 편에 설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리스는 당초 오는 10월 총선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유럽의회 선거에서 시리자가 예상보다 더 큰 격차로 패배하자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조기총선을 선언했다.
시리자가 최근 선거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은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 체제 아래 놓였던 지난 8년 간의 긴축정책에 대한 대중의 피로감과 고점에서는 많이 하락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18%에 달하는 높은 실업률 등에 대한 불만 등이 겹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치프라스 총리가 지난 해 이웃 나라의 이름을 마케도니아에서 북마케도니아로 바꾸는 합의안에 서명한 것은 국제적으로는 환영받았으나, 그리스의 정체성을 중시하는 국수주의자들과 보수파가 등을 돌리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