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족쇄 없애면 큰 협정 가능"…英총리실은 입장차
존슨 전 외무장관·패라지 브렉시트당 대표 '깜짝회동'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 2박 3일 일정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의 회담 등 이틀째 일정을 소화한다.
전날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의 비공개 오찬 및 국빈 만찬을 포함해 영국 왕실과 긴 시간을 보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기업인 간담회 등의 일정을 수행한다.
우선 오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세인트제임스궁에서 비즈니스 조찬을 함께 한다. 이 자리에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바클레이즈, 록히드마틴,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 등의 최고경영자가 참석할 예정이다.
영국 방문 전 언론 인터뷰에서 영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거론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보도된 영국 선데이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영국이 유럽연합(EU)과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협상에서 공정한 합의를 못 한다면 떠나야 한다면서 탈퇴 시 무역 손실분을 보전하게끔 수개월 내에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얻어낼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방문 첫날에도 그는 트위터를 통해 "일단 영국이 족쇄들을 없애면 큰 무역협정이 가능하다"며 "이미 대화하기 시작했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트럼프 대통령이 EU 탈퇴를 전제로 한 무역협정을 거론하는 것은 영국이 EU에 잔류할 경우 EU의 규제에 묶여 무역협정을 체결하더라도 선택지가 좁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도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브렉시트가 영국의 독립성을 향한 유권자의 희망을 담보하면서 세계 경제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달성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 총리실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비즈니스 조찬에서 국가 간 파트너십은 국제경제와 규칙, 기구를 뒷받침하기 위해 협력을 계속할 때 더 커질 것이라고 연설할 예정인데 이는 양국 간 잠재적 입장차를 인정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국제통화기금 등 국제경제기구와 충돌하고 중국, 유럽 등과의 무역전쟁에서 관세를 활용해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면서 브렉시트와 맞물려 영국에 투자한 기업들의 불확실성을 키운 바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비즈니스 조찬 후 총리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로 자리를 옮겨 메이 총리와 양자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문제를 놓고 영국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유럽 국가들에게도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과 나이절 패라지 브렉시트당 대표와 깜작 회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존슨 전 장관이 매우 훌륭한 총리가 될 것이라고 추켜세우고, 영국 차기 지도자가 EU와 협상을 위해 '최고의 브렉시트론자'인 패라지 대표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해 내정 간섭 논란을 빚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빈방문 마지막 날인 5일 영국 남부 포츠머스에서 열리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아일랜드 방문을 위해 출국한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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