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 "1980년 이후 원주민여성 1천명 사망은 '집단학살'"

입력 2019-06-04 11:47  

캐나다 정부 "1980년 이후 원주민여성 1천명 사망은 '집단학살'"
조사위원회 최종보고서 발표…"폭력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캐나다에서 1980년 이후 30년 넘게 살해되거나 실종된 원주민 여성 1천여 명은 '집단 학살'을 당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캐나다 정부가 공식 결론을 내렸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이끄는 캐나다 내각은 3일(현지시간) 공개한 원주민 여성 살해·실종에 관한 조사 결과 최종보고서에서 이누이트와 메티스 등 캐나다 원주민 여성이나 성적 소수자에 대해 "인종을 이유로 한 집단학살(genocide) 수준의 폭력"이 가해졌다고 규정했다.
이번 최종보고서는 1980∼2012년 원주민 여성 1천17명이 살해됐고 164명이 실종됐다는 2014년 캐나다 왕립 기마경찰대(RCMP) 보고서와 관련해 2년 반가량 조사한 결과를 담고 있다.
최종보고서는 원주민 여성들에게 오랜 차별에 기반한 폭력이 가해졌고 캐나다 정부는 이들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매리언 불러 조사위원장은 보고서 제출행사에서 "식민주의, 차별, 대량학살이 원주민 여성이나 성적 소수자에 대한 폭력의 비율이 높은 이유"라고 말했다.
보고서에는 "나는 어디를 가든지 두렵다. 그런 공포는 매일 느끼는 것이라서 마치 자신의 일부인 것 같다"는 한 여성의 진술이 실렸다. 이 여성의 여동생은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보고서는 원주민 여성 등의 죽음이 빈곤, 인종차별, 성차별, 정신적 외상, 가족과의 분리로 인한 문화의 상실, 토지 강탈 등과도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실종자나 살해된 이들의 수는 2014년에 발표된 것보다 몇 배나 많을 수 있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트뤼도 총리는 "우리는 그들의 실종, 폭력, 심지어 죽음이 그리 중요하지 않게 분류되거나 무시되는 것을 몇번이고 반복해서 들었다"며 "이는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끝내야만 한다"라고 말했다.
AFP통신은 보고서의 용어 선택이 너무 강경하며 특히 집단학살이라는 용어가 국제적·법적 정의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집단학살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유대인계 폴란드 학자 라파엘 렘킨이 인종이나 민족을 물리적으로 말살하는 것으로만 한정하지는 않았다고 부연했다.
sewo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