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해안, 고래 무덤되나…사체 신고만 연간 300건

입력 2019-06-04 11:50  

일본 해안, 고래 무덤되나…사체 신고만 연간 300건
사인 판명은 20% 불과…'군사용 소나가 무더기 죽음 초래' 연구결과도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해안에서 지난달 죽은 혹등고래가 잇따라 발견됐다.
지난 5월21일 저녁 무렵 가마쿠라(鎌倉)시 자이모쿠자(材木座) 해안에 머리와 꼬리가 없는 혹등고래가 떠밀려 왔다. 길이 7.7m의 사체 주변에서는 썩는 냄새가 진동했다. 이날은 풍랑주의보가 내려졌을 정도로 파도가 높고 바람도 강했다.
다음날인 22일에는 요코스카(橫須賀)시 기타시타우라(北下浦) 해안에서도 혹등고래 사체가 발견됐다. 2마리 모두 모래사장에 구덩이를 파고 묻었다고 한다.
다지마 유코(田島木綿子) 국립과학박물관 연구 주간은 요코스카에 떠밀려온 혹등고래는 "올해 태어난 새끼인 것 같다"고 말했다.
혹등고래는 11월부터 5월에 걸쳐 새끼를 낳고 기르기 위해 따뜻한 오키나와(沖繩)나 오가사와라(小笠原)제도 근처로 헤엄쳐 온다.
새끼가 어느 정도 자라면 먹이를 찾아 어미와 새끼가 함께 알류산 열도 부근까지 북상을 시작한다. 4천여 ㎞에 이르는 먼 거리다.
태평양을 북상하는 경우가 많다. 배와 충돌하거나 호기심에서 접근했다 정치망에 걸리는가 하면 범고래의 공격을 받는 등 험난한 여정이다.
"폐호흡을 하기 때문에 수면으로 올라오기도 해야하는데 어린 새끼는 호흡을 잘하지 못해 바다가 거칠 때는 죽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동맥경화나 기생충 감염 등 질병으로 죽기도 한다.


4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죽은 상태로 일본 해안에 떠밀려 오는 고래와 돌고래 신고는 연간 300여건에 이른다. 그러나 일본 해안에 표착한 고래의 사인이 확실히 판명된 사례는 20% 정도에 불과하다.
나카무라 겐(中村玄) 도쿄해양대학 고래연구실 조교는 "고래가 죽으면 체내에 가스가 고여 풍선처럼 부풀어 바다를 떠다니게 된다"면서 "바람이 강한 날 해안으로 떠밀려 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부패하는 과정에서 가스가 빠져나가 바다 밑으로 가라앉지만 바다를 떠다니다 해안에 표착하는 경우도 있다.
다지마 주간에 따르면 고래는 세계적으로 90여종에 이른다. 일본 주변에도 절반 정도의 종류가 서식하거나 회유하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고래가 떠밀려온다. 올해 3월 지바(千葉)현 조시(?子)시 해안에는 몸길이 18m의 향고래가, 작년 2월에는 아오모리(靑森)현 요코하마초(橫浜町)에 이빨고래 사체가 각각 떠밀려오기도 했다.
미야자키(宮崎)시 아오지마에서는 작년 10월 수염고래 새끼가 산 채로 떠밀려왔다. 서퍼와 인근 호텔 투숙객 등이 나서 6시간에 걸쳐 구조했지만 다음날 다른 해변 모래사장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이처럼 떠밀려오는 고래 사체의 절반 가량은 연구용으로 활용된다.
잠수함 탐지에 쓰이는 군사용 수중음향탐지기(소나) 때문에 심해에 서식하는 고래가 한꺼번에 죽음을 맞는다는 최신 연구결과도 있다. 소나의 음파가 고래의 귀를 자극해 놀란 고래가 급히 수면으로 올라오는 바람에 호흡곤란 등의 잠수병에 걸린다고 한다.
작년 여름 가마쿠라(鎌倉)시 유이가하마(由比ガ浜)에서 발견된 대왕고래는 아직 새끼였지만 위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됐다. 플라스틱이 직접적인 사인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다지마 주간은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잘못 삼켰을 테지만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물질 등 고래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라고 지적하고 "잇따라 발견되는 고래의 사인과 표착원인을 밝히는게 인간의 의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lhy501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