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모래 공급 중단으로 부산항 민자부두 건설 지연

입력 2019-06-10 16:04  

바닷모래 공급 중단으로 부산항 민자부두 건설 지연
신규 부두 공급 차질로 증가 물동량 처리 어려움 예상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바닷모래 공급 중단 장기화로 부산신항 부두 건설에 차질이 생겼다.
10일 해양수산부와 민간사업자인 부산컨테이너터미널(BCT)에 따르면 2015년 12월 첫 삽을 뜬 신항 남측 민자부두(2-4단계 부두) 공사가 골재 공급 문제로 애초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
BCT 측은 "현재로선 20개월 정도 지연되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공사 지연에 따른 귀책 사유를 놓고 정부와 상사중재를 진행하고 있고, 그 결과가 나오면 구체적인 지연 기간이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부두 공사 지연 원인은 골재(바닷모래) 공급 차질이다.
컨테이너부두는 바다를 메워 만든 매립지에 모래나 흙 등을 두껍게 쌓아 그 무게로 땅속의 물을 빼내고 지반을 다져 건설한다.
여러 골재 가운데 모래가 가장 비용이 싸고 효과가 좋아, 이 부두도 모래를 이용하는 것으로 설계했다.
하지만 남해안 배타적경제수역 모래 채취를 둘러싼 어민과 골재업계의 갈등으로 2016년 9월부터 모래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특히 지난해에는 500만㎥나 되는 모래가 필요했지만, 공급이 아예 끊겼다.

다른 공사장에서 나온 토사 등을 트럭으로 실어와 대신 투입하고 있지만, 바지에 대량으로 모래를 실어 와서 투입하는 것보다 속도가 많이 떨어져 아직 130만㎥의 골재가 부족한 상태이다.
5만t급 선박 3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이 부두의 처리능력은 20피트 컨테이너 기준 연간 200만개이다.
부산항 전체 물동량의 70%가량을 처리하는 신항의 5개 터미널은 대부분 적정 하역능력을 초과한 상태이다.
하지만 민자부두 공사 지연으로 내년 하반기 이후 2년 정도 신규 부두 공급이 끊기게 되면 기존 부두들만으로 연간 100만개 이상씩 늘어나는 물동량 처리에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부산항만공사는 민자부두 건설 지연에 따른 시설 부족에 대처하고자 비상운영 대책 마련에 나섰다.
lyh950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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