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집 낸 다산전문가 박석무 "정약용은 천주교와 무관"

입력 2019-06-04 15:55  

논집 낸 다산전문가 박석무 "정약용은 천주교와 무관"
논문·기고문 엮어 '다산에게 배운다' 출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국회의원으로 정치권에 몸담고, 학술기관인 한국고전번역원 초대 원장을 지내기도 한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에게 40년 동안 붙은 호칭은 '다산전문가'다.
1942년 전남 무안에서 출생한 그는 전남대 대학원에서 '다산 정약용의 법사상'이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교사로 학생을 가르치면서도 다산 서간을 번역해 1979년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라는 책을 썼다. 이후에도 '다산기행', '다산 정약용 평전' 등 다산 정약용과 관련된 저서를 꾸준히 펴냈다.
박 이사장이 2004년 6월 집필을 시작한 칼럼 '풀어쓰는 다산이야기'는 지난해 2월 1천 회를 맞았다. 지난 3일 1천64회 칼럼 '사화(士禍)로 죽어간 억울한 사람들'에서는 억울함을 토로하는 사람들에게 "아무리 감추고 숨겨도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이라고 조언했다.
자타가 인정하는 다산전문가인 박 이사장이 그동안 쓴 논문과 기고문을 엮은 논집 '다산에게 배운다'를 4일 출간했다.
그는 머리말에서 "다산연구가라는 호칭에 부합하려면 연구 논문집은 한 권쯤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제는 더 미루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책을 내놓는다고 발간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이사장은 인생 절반 넘는 기간에 몰두한 다산 연구를 통해 밝히고자 할 사항들이 있는데, 그중 첫 번째가 다산이 청년 시절인 1791년 신해옥사 이후 마음을 끊고 천주교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산 정약용의 생애와 사상'이라는 글에서 다산이 유배지에서 돌아온 뒤 세상을 떠날 때까지 천주교를 믿었다는 견해에 대해 "정약용이 일생 사업으로 치력(致力)한 학문은 '상례사전'(喪禮四箋)이라는 방대한 예서(禮書)와 '주역심전'(周易心箋)이라는 역학 저서였다"고 반박했다.
이어 "한 인간의 주장이나 사상은 자신의 주된 저서에 담는데, 다산의 주저들은 모두 천주교 논리와는 배치된다"면서 "그가 만약 천주교 신자였다면 그의 사상이나 철학은 어처구니없는 거짓이 되고 만다"고 역설했다.
박 이사장은 이른바 '다산학'이 주자학의 영향을 받았지만, 독자적 학문체계를 이뤘다는 사실과 중화주의에서 탈피해 민족자아론과 민족주의를 설파한 점, 민본사상에 뿌리를 둔 민중지향적 정치의식, 공정함과 청렴함을 뜻하는 '공렴'(公廉)도 다산 사상이 지닌 특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산학은 중세 학문에서 근대 학문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그 다리를 놓아주었다"며 "다산의 사상이 시대적·인간적 한계에서 자유롭지 못한 측면이 있지만, 분명 시대를 초월하고자 했다"고 평가했다.
창비. 404쪽. 1만8천원.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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