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소서 살아남은 50명 가운데 한 명…네타냐후 총리도 애도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치하 폴란드 '소비보르 유대인 절멸 수용소'의 '마지막 생존자'로 알려진 시미온 로젠펠트가 96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난 로젠펠트는 악명 높은 소비보르 수용소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50여명의 포로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는 2차 대전 당시 소련의 붉은 군대(Red Army) 소속으로 참전해 독일군과 싸우다 포로로 붙잡혀 소비보르 수용소로 보내졌다.
폴란드-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 위치한 소비보르 수용소는 1942년 4월부터 이듬해 여름 사이 25만여명에 달하는 유대인이 목숨을 잃은 곳이다.
로젠펠트는 1943년 10월 300명에 가까운 다른 포로들과 함께 수용소를 탈출한 뒤 이듬해 봄 숲속에서 숨어 지내다 다시 붉은 군대에 합류했다.
당시 그와 탈출한 포로 중 약 170명은 멀리 가지 못하고 독일군에 붙잡혀 사살됐다고 한다.
후에 로젠펠트는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나는 두렵지 않았다. 그것(두려움)을 느낄 시간조차 없었다. 단지 살고 싶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보르 수용소 탈출은 매우 잘 알려진 사건으로, 러시아에서는 작년 이를 소재로 한 영화(국내 작품명-홀로코스트:소비보르탈출)가 나오기도 했다.
전쟁 중에 부모를 비롯한 가족 모두 독일군에게 살해된 상황에서 혼자 살아남은 로젠펠트는 2차 대전이 끝난 뒤 우크라이나로 돌아갔다가 1990년 이스라엘에 이민했다. 이후 20여년 간 유대기구(Jewish Agency)의 지원 아래 삶을 이어왔다. 유족으로는 아들 2명과 5명의 손자가 있다.
유대기구 측은 그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면서 "진정한 영웅"이라고 평가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로젠펠트는 붉은 군대에서 싸웠고 나치에 의해 포로로 붙잡혔으며 가까스로 수용소를 탈출한 뒤에도 나치에 저항해 싸움을 이어갔다"면서 "그의 기억에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 바란다"라고 애도했다.
2차 대전 기간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로 600만명 이상의 유대인이 숨졌으며 많은 이들은 수용소에서 독가스로 죽임을 당했다.
이스라엘 중앙통계국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이스라엘 국민 870만 명 가운데 21만2천명 이상이 홀로코스트 생존자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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