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 선수·지도자·학부모·국가대표 대상 설문 조사 진행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회의 2차 권고안과 관련해 운동선수·지도자의 본심을 알 수 있는 설문 조사 결과가 이달 중 나온다.
체육계 구조 개혁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대한체육회는 체육계를 대변하고 올바른 해법을 모색하고자 외부 기관에 의뢰해 지난달 말 소년체전 기간 학생 선수·학부모·지도자·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체육회는 또 충북 진천국가대표 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국가대표 선수와 지도자를 대상으로도 설문 조사를 벌였다.
스포츠혁신위의 권고안으로 더욱 뜨거워진 소년체전 폐지, 학습권 보장, 인권과 관련한 내용이다.
5일 체육회에 따르면 현재 설문지를 취합 중으로 이달 중순께 1차 결과물이 나온다.
체육회는 이를 정리해 이달 안으로 현안과 관련한 체육계의 목소리를 공개할 참이다.
조사자들은 소년체전에 출전한 초·중·고 학생에게 '시험 점수가 낮으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지도자에겐 선수들에게 인권 교육을 얼마나 자주 진행하는지 등을, 학부모에겐 최저 학력 제도를 적용해 자녀들의 대회 참가를 막는 것을 옳다고 생각하는지 등을 각각 질의했다.
최저학력 제도는 운동선수의 성적이 전교생 평균과 비교해 일정 기준(초등학교 50%, 중학교 40%, 고등학교 30%)에 미달하면 그 선수의 전국 규모 대회 출전을 막는 제도다.
스포츠혁신위는 2차 권고안에서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최저학력 기준을 통과한 선수만 대회에 출전을 허용하도록 했다.
아울러 학기 중 주중 대회를 없애고 주말 대회를 개최토록 권고하기도 했다.
또 운동부 학생들과 학교 스포츠클럽 학생들이 실력을 겨루고 중등부, 고등부 학생들도 출전하도록 현행 소년체전을 확대 개편해 통합 학생스포츠축전으로 치르라고 권고안에 담았다.
체육인들은 당장 스포츠혁신위의 주요 권고안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반발했다.
아울러 공부하는 운동선수라는 취지는 좋지만, 공부와 운동을 모두 잘하는 극히 특수한 사례를 본보기로 삼아 전체 운동선수들을 획일의 틀에 가두려고 한다고 날을 세웠다.
주중 대회를 없애 주중엔 훈련하고 주말 대회에 나가라는 처사는 선수들의 인권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는 쓴소리도 나왔다.
소년체전 확대 개편안은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토대 노릇을 해온 소년체전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한국 엘리트 체육은 해묵은 체육계 폭력·성폭행 폭로로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냈다.
카르텔의 벽이 켜켜이 쌓여 체육계 내부 자정 능력을 상실했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결국 체육계 구조 개혁을 기치로 정부 부처가 나섰다.
그러나 사태 해결의 주도권을 쥔 정부와 민관 합동기구가 내놓은 권고안은 현실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기 일쑤다.
전문 체육 관계자들과 허심탄회하게 머리를 맞댄 적이 없기 때문에 내용이 공허하다.
설문 조사에서 공개될 엘리트 스포츠 관계자들의 솔직한 속내가 스포츠혁신위 권고안에 제대로 반영될지 주목된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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