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 시대를 풍미했던 양준혁 해설위원은 2010년 9월 현역 마지막 타석에서 땅볼을 친 뒤 1루까지 전력 질주하는 모습을 보여 귀감이 됐다.
그는 경기 후 은퇴식에서 "전력 질주하면 한 시즌에 수 개의 땅볼을 안타로 만들 수 있다"며 "선수라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달려야 한다"고 말했다.
SK 와이번스의 고종욱은 양준혁 위원이 강조했던 '전력 질주'의 가치를 실전 경기에서 가장 잘 실천하는 선수다.
그는 타구를 만들 때마다 1루까지 최선을 다해 뛴다. 내야수 앞 땅볼을 쳐도 느릿느릿하게 뛰는 법이 없다.
고종욱의 '전력 질주'는 소속팀 SK까지 살렸다.
그는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경기 1-1로 맞선 9회 초 2사 1루에서 상대 팀 마무리 투수 조상우와 맞대결했다.
고종욱은 볼카운트 1스트라이크에서 공을 건드려 유격수 땅볼을 만들었다.
이닝 종료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었다. 그러나 고종욱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를 악물고 1루까지 내달렸다.
결과는 세이프. 키움 유격수 김하성은 군더더기 없이 1루 송구를 했지만, 고종욱의 발이 약간 더 빨랐다.
고종욱의 내야 안타는 경기를 뒤집는 기폭제가 됐다. 후속 타자 최정이 좌전 적시타를 터뜨려 2루 주자 김강민이 홈을 밟았다. 경기는 2-1로 마무리됐다.
경기 후 고종욱은 "유격수 땅볼이 됐지만, 접전이 예상돼 전력으로 달렸다"며 "2루까지 전력으로 뛴 1루 주자 김강민 형에게 고맙다"며 빙그레 웃었다.
그는 이날 9회 내야 안타를 포함해 5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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