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웡 美국무부 부차관보 방한…4∼5일 연쇄 협의 개최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한미 외교당국자들이 서울에서 이틀 연속으로 만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방지를 위한 남북 방역협력과 대북식량지원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서울 도렴동 청사에서 알렉스 웡 미국 국무부 부차관보와 남북협력상황 등에 대해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한국 정부가 최근 북측에 ASF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남북협력을 추진하자는 뜻을 전달한 사실과, 그에 대한 북측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 등이 공유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이 ASF 남북 공동방역 제안에 응한다면 관련 장비 등을 북한으로 가져가야 하는 만큼 향후 제재면제 절차 등에 대한 한미 간의 사전 의견 교환이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서호 통일부 차관은 남북방역협력 추진과 관련해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하고도 실무적으로 의견 교환을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협의에서는 또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하다는 세계식량계획(WFP) 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한국 정부가 검토하는 대북식량지원 계획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최근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여론 수렴 절차를 진행했으며, 직·간접 지원의 구체적인 시기·규모·방식 등을 검토해왔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지난 4일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간담회에서 "WFP가 북한 식량 사정을 평가했고, 북한 요청에 따라 국제사회에 식량 지원 필요성을 호소했다"며 "한국 정부도 WFP의 호소에 참여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웡 부차관보의 방한에 대해 "대북정책 제반 사항에 관해 정례적인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한미 워킹그룹 과정의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핵화와 남북관계, 대북제재 등을 논의하는 한미 워킹그룹의 대면회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달 8∼11일 한국을 방문한 이후 약 한 달만에 이뤄졌다.
비건 대표는 지난달 방한 기간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 협상 수석대표협의, 한미 비핵화·남북관계 워킹그룹 회의를 각각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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