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남북농업교류 심포지엄 강연…"공동 영농·분배 명분 세워야"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5일 남북 농업 분야의 협력을 실현하려면 일방적인 지원이 아닌 상호 협력 모양새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강원도가 춘천 세종호텔에서 '강원도 남북농업교류'를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 기조강연에서 "남북 강원도 사이의 관계와 역사성을 토대로 공동 영농·공동 재배·공동 분배 방식의 명분을 세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혜 차원에서 대북사업을 한다는 인상을 주면 북측은 거절할 것이라"며 "북측은 지원보다 협력사업을 희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한 농업에 대해서는 "비료, 농약, 농기계 등 농자재 부족의 근본적 원인 때문에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해마다 최소 100만∼150만t의 식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먼저 북측의 식량부족 해결을 돕는 것은 물론 사료용 곡물, 축사 자재, 방역 장비 등 축산 부분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미 협조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정 전 장관은 "식량과 비료 지원은 인도주의 차원이지만 농약, 농기계, 공장 지원은 유엔 대북 제재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며 "필요에 따라서는 도가 미국 상무부 등을 직접 설득해야 할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환동해 벨트'와 북측 '동해안변 경제특구'를 잘 연계시킬 방법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정부 역할을 강조하면서 "강원도가 둘 사이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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