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주간 2천400여곳 점검…절도범·수배자 검거·시설 개선 등 효과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1인 미디어 방송이 인기를 끌면서 특이한 아이템을 찾은 유튜버나 1인 미디어 활동가들이 흉가체험을 하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
워낙 시도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촬영을 하다 실제 시신을 발견하는 일까지 발생해 광주 경찰이 공·폐가 일제점검에 나섰다.
지난 2월 16일 광주 서구의 폐업한 요양병원 건물에서 A(30)씨가 부패한 시신을 발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인터넷 개인방송을 진행하는 A씨는 '흉가체험' 방송을 하기 위해 찾았다가 손전등으로 비춘 내부에서 노숙자로 보이는 남성 시신을 발견하고는 화들짝 놀라 경찰에 신고했다.
지난 4월에는 인터넷 개인방송을 하는 1인 미디어 활동가(BJ) A(36)씨가 울산시 울주군의 한 폐쇄 숙박업소 건물에서 공포 체험 중 백골 상태인 시신 1구를 발견했다.
지난달에는 강원도 삼척해변 한 건물에서 공포체험에 나선 20대 5명이 시신 2구를 발견하는 일도 있었다.
지난해 말 광주에서는 시장 상인의 금목걸이를 훔친 날치기범이 지역의 공·폐가가 몰려있는 재개발지역에 방범용 CCTV가 없다는 점을 노려 이곳으로 도주해 경찰이 검거에 애를 먹기도 했다.
광주 지역에서도 최근 공·폐가를 둘러싼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 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하기 시작한다'는 이른바 ''깨진 유리창 법칙'을 우려해 경찰이 소매를 걷고 예방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3월 4일부터 공·폐가 일제점검을 펼쳐 총 2천465개소 광주 공가와 폐가를 하나하나 살폈다.
점검에는 지자체, 소방, 주민 등도 함께 참여했다.
경찰은 약 7주간 이어진 일제점검 기간, 2건의 절도 범죄를 적발했으며 공·폐가로 숨어든 수배자 6명을 붙잡았다.
공·폐가를 출입한 청소년 등을 계도한 사례가 69건에 달했고, 범죄 흔적도 29건이나 발견했다.
지난 4월 17일에는 재개발지역에 몰래 양귀비를 키우던 80대 남성을 적발했으며, 공·폐가 수색 도중 건물 옥상에서 불길이 치솟는 것을 발견하고 대형 화재를 예방하기도 했다.
안전을 위해 시설 개선 성과도 거뒀다.
공·폐가 일제점검 결과에 따라 철거 179건, 출입구 봉쇄 32건, 방범등 설치 20건, 펜스 설치 2건 등 시설 개선을 했다.
그러나 경찰의 지속적인 순찰과 단속에도 빈집이나 빈 건물을 출입하는 사례가 여전히 끊임없이 발생해 우려가 적지 않다.
광주지방경찰청 생활안전계 관계자는 "흉가체험을 하겠다고 공·폐가에 무단으로 들어갔다가는 소유주의 고발이 있으면 주거침입죄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특히 공·폐가는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도 많아 무단출입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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