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배우 김혜자(78)가 얼마 전 봉준호 감독 영화 '마더' 관객과 대화(스타체어)에서 한 발언이 뒤늦게 논란이 되자 "기억에 잠시 오류가 있었다"고 5일 해명했다.
김혜자는 지난달 9일 행사에서 '마더' 촬영 뒷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영화에서) 원빈씨(도진 역)가 진구씨(진태 역)에게 '엄마하고 잔다'고 하고는 자는데, 갑자기 내 가슴을 만졌다"고 말했다.
이어 "(대본에) 가슴 만지는 게 아닌데, 무슨 까닭이 있겠지 하고 가만있었다"면서 "끝나고 나서 자기(봉 감독)가 만지라고 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봉 감독은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일부 언론은 해당 발언을 발췌해 '여배우와 상의 없이 촬영했다'고 전하면서 봉 감독의 성(性)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김혜자는 해당 발언 전에 "재미있으라고 하는 이야기"라고 전제했고, 발언 이후에는 "이 영화에는 층층이 비극 같은 것을 숨겨놓았다. 당시에는 그런 식으로 하는 사람이 없었다"며 봉 감독을 치켜세웠다.
'기생충' 제작사 바른손이엔에이는 논란이 확산하자 5일 자료를 내고 "김혜자 선생님 본인께 확인해본 결과 본인의 기억에 잠시 오류가 있었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김혜자는 "생각해 보니 촬영 전에 봉 감독이 '도준이 엄마 가슴에 손을 얹을 수 있어요'라고 했고, 내가 '얹으면 어때요. 모자란 아들이 엄마 가슴을 만지며 잠들 수도 있겠지'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김혜자는 또 봉 감독과 촬영 전에 촬영 내용에 대해 상의를 한 뒤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김혜자는 "해당 장면을 찍을 때 아들이 잘못되면 언제라도 뛰어나가야 하니까 양말도 안 벗었다"면서 "그런 엄마의 마음으로 연기했는데, 이렇게 오해하니까 제가 봉 감독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이 상황이 무섭다"고 덧붙였다. 봉 감독은 "당시 김혜자 선생님이 민망해할까 봐 오류를 바로잡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마더'(2009)는 어수룩한 아들 도준(원빈)이 동네에서 소녀 살해 사건의 범인으로 몰리자 진짜 범인을 찾기 위한 사투에 나서는 엄마(김혜자)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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