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성 당국자 기자문답…전날 대변인 담화에 이어 '공동성명 1주년' 상기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북한 외무성은 5일 미국 국방부가 최근 발표한 '인도 태평양 전략보고서'를 문제 삼으며 "고도의 각성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무성 군축 및 평화연구소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에서 미 국방부 보고서를 거론, "미국이 대화 상대방인 우리를 '불량배국가'로 지칭한 것은 우리 국가의 자주권과 존엄에 대한 명백한 침해이며 사실상의 대결 선언이나 다름이 없다"고 말했다고 중앙통신이 전했다.
또 "이로써 미국은 조미(북미)사이의 적대관계를 끝장내고 새로운 관계수립을 공약한 6·12 조미(북미)공동성명의 정신을 전면부정하고 힘으로 우리를 굴복시켜보려는 침략적 기도를 세계 앞에 다시금 명백히 드러내 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최근 미국이 여러 기회에 우리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고취하고있는 데 대하여 고도의 각성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다"며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책동이 가증될수록 우리의 대응조치도 그만큼 거세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지금 미국은 우리에 대한 제재 압박에 필사적으로 매달리면서 선(先)무장해제, 후(後) 제도전복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악랄하게 책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1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북한을 인도 태평양 지역 안보에 위협이 되는 '불량국가'로 규정하고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 전까지 북한은 국방부와 세계 체계, 동맹국과 파트너, 경쟁국의 안보에 대한 도전으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보고서 내용은 나흘 뒤인 4일 언론에 공개됐다
북한의 이번 발표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다양한 형태와 수위의 대미 입장문을 쏟아내며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하고 있는 것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외무성은 바로 전날에도 대변인 담화를 통해 북미공동성명 1주년을 거론, 미국을 향해 "더 늦기 전에 어느 것이 올바른 전략적 선택으로 되는가를 숙고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은 지금의 셈법을 바꾸고 하루빨리 우리의 요구에 화답해 나오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럼에도 미 국방부 보고서 내용이 공개된 지 하루 만에 외무성 군축 및 평화연구소장 명의로 즉각 반발한 것은 '불량국가'라고 지칭한 이번 사안을 나름 심각히 받아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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