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스타트업] 혈액 이용 유방암 진단키트 개발 '이앤에스 헬스케어'

입력 2019-06-08 11:00  

[U∼스타트업] 혈액 이용 유방암 진단키트 개발 '이앤에스 헬스케어'
배재대 서경훈 교수, 6년간 정부 연구과제 경험 토대로 2013년 창업
소량의 혈액만 있으면 신속·정확하게 유방암 조기 진단 가능



(대전=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유방암은 국내에서 매년 새롭게 진단을 받는 여성이 2만명에 달하는 암이다. 의료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전 세계에서 62만7천여명의 여성이 유방암으로 숨졌다. 전체 암 사망자의 15%에 달한다.
다행히 유방암은 수술 후 5년 생존율이 92.7%에 달할 정도로 치료 효과가 좋다.
모든 병이 그렇듯 유방암도 조기에 발견하면 비교적 치료가 잘 되는 암이다.
관건은 얼마나 조기에 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느냐다.
생리학 및 생물리학을 전공한 대학교수가 중심이 된 한 벤처기업이 혈액으로 유방암을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했다.
주인공은 이앤에스 헬스케어(E&S Healthcare) 대표인 배재대학교 생명공학과 서경훈 교수다.
서 교수는 2007년부터 6년간 진단 대사물질(바이오마커) 개발을 위한 정부 연구과제를 수행한 경험을 토대로 2013년 회사를 설립했다.
막대한 세금을 투입해 얻은 연구 성과를 논문으로 남기는 것을 넘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창업에 도전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유방암 진단법은 당뇨병처럼 체외 진단키트를 활용해 혈액으로 유방암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진단키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결과 세포 내 중요 항산화 단백질인 'Trx1'을 바이오마커로 활용한 유방암 진단키트를 개발한 것이다.


회사 이름인 E&S도 '조기에(Early) 정확하게(Surely) 진단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서 교수는 설명했다.
현재 유방암 진단에서 WHO가 인증한 기술은 영상장비를 활용한 유방조영술이다.
병원에서 X-선 촬영을 통해 유방암 여부를 진단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진단 과정이 지나치게 고통스럽다는 게 단점이다. 너무 아파 기절하는 여성이 있을 정도다.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국가에서는 한 번 촬영하는데 200∼300달러가량으로 고가이고, 영상장비가 부족한 국가도 적지 않다.
여기에 아시아 여성은 치밀 유방이라는 특성으로 진단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서 교수팀이 개발한 유방암 진단키트 '디엑스미 비씨'(DxMe BC)는 소량의 혈액을 키트에 넣고 검사하면 2시간 30분 이내에 유방암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나를 진단하자'는 의미를 담았다는 디엑스미 비씨는 검사자는 고통 없이 저비용으로, 의료진은 빠르게 검사 결과를 받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충남대병원과 함께 디엑스미 비씨의 성능을 검사한 결과 유방암 여부를 90% 이상 가려낸다는 통계를 확보하기도 했다.
서 교수팀은 유방암 진단키트에 이어 이 키트를 자동으로 분석하는 장비도 개발했다.
혈액을 넣은 진단키트를 자동화 기기가 판독하는 방식이다. 나이와 관계없이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서 교수팀의 유방암 진단키트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고 있다.
이앤에스 헬스케어는 지난 3월 독일의 한 의료기기 유통업체와 디엑스미 비씨 독점 판매계약을 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2년 전 디엑스미 비씨 제품 등록을 마쳤고, 지난해 가을부터 현지의 한 대학병원과 협력해 520명을 상대로 정부 지원 임상시험이 한창이다.


임상시험이 마무리되면 말레이시아에서 본격적인 판매가 진행될 것으로 서 교수는 내다봤다.
또 브라질과 네덜란드에서도 지속해서 서 교수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국내 판매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기 위한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디엑스미 비씨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서 교수팀은 조만간 2천145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서 교수는 "각종 암 환자와 유방암 환자는 물론 건강한 사람 등 2천145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에서 유방암 환자를 88% 이상 구별해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임상시험이 마무리되면 제품 허가를 받아 곧바로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서 교수팀은 유방암 진단키트뿐만 아니라 최근 난소암을 진단하는 키트도 개발했다.
또 국산화가 되지 않은 각종 진단키트의 국산화와 함께 일반인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범용 진단키트 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서 교수는 "국가가 지원하는 연구과제를 통해 과학자이자 사업가로서 꿈을 키울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며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그동안 받은 각종 혜택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j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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