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와 단교 2년 맞은 카타르 "이란과 모든 분야서 관계발전 희망"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중동의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과 걸프 국가 카타르가 양국관계 강화에 계속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카타르 군주(에미르)인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는 지난 5일(현지시간) 전화통화를 하고 라마단(금식성월) 종료를 축하하는 명절인 '이드 알 피트르' 인사를 나눴다고 카타르 알자지라방송이 6일 전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통화에서 "이란과 카타르의 입장은 지역의 많은 문제에서 매우 가깝다"며 "양국의 잦은 접촉은 매우 생산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란은 지역 안보를 강화하기를 원한다며 "이란은 다른 국가들, 심지어 세계적인 강대국들과 충돌할 의도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셰이크 타밈 카타르 군주는 "카타르는 이란과 모든 분야에서 관계를 발전시키고 싶다"며 "협상이 지역 내 긴장을 완화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카타르는 가스전을 공유하는 이란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카타르는 지난달 30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랍 이슬람권의 '반이란 정상회의'가 열렸을 때 참석했지만 나중에 이 회의를 비판했다.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외무장관은 지난 3일 방송된 TV 인터뷰에서 아랍 이슬람권 정상회의와 관련, "성명이 모든 국가와 논의를 거쳐 발표된 것은 아니다"며 회의가 중동의 긴장을 종식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내놓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지난주 사우디 언론은 반이란 정상회의에서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이 이란에 민병대와 테러 단체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고 보도했다.
친미국가인 사우디는 지난달 오만해에서 자국 유조선 2척이 공격을 받고,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송유시설이 예멘 반군의 드론 공격을 당하자 이란을 배후로 보고 아랍 이슬람권 정상회의를 소집했다.
로하니 대통령과 셰이크 타밈 군주의 통화는 '카타르 단교' 사태가 2주년을 맞은 날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사우디,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은 2017년 6월 5일 테러조직 지원, 이란과 우호 관계 등을 이유로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했다.
당시 아랍권 4개국은 단교 철회의 조건으로 ▲ 테러 용의자 정보 제공 ▲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 방송 폐쇄 ▲ 이란과 제한적인 상업 거래 이외의 교류 금지 등 13가지를 제시했다.
그러나 카타르는 주권을 침해하는 부당한 요구라며 거부했고 테러그룹도 지원하지 않았다고 반박해왔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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