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완봉…삼성 백정현, 붙박이 선발의 꿈

입력 2019-06-07 08:40  

생애 첫 완봉…삼성 백정현, 붙박이 선발의 꿈
"내가 감독님이라도 불안해 할 것…더 안정감 있게"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선발 잔류가 위태로웠던 상황, 백정현(32·삼성 라이온즈)이 생애 첫 완봉 역투로 위기를 벗어났다.
백정현은 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을 홀로 책임지며 4안타와 볼넷 1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2007년 입단한 백정현의 첫 완봉승이다. 삼성은 이날 6-0으로 승리했다.
9회 초 2사 후 모창민을 1루 땅볼로 처리하며 완봉승을 완성하는 순간에도 백정현은 특유의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다.
그러나 백정현을 보는 시선은 달라졌다.
백정현은 5월 2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⅔이닝 6피안타 7실점(5자책)으로 부진했고, 5월 31일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도 2이닝 4피안타 3실점으로 무너졌다.
그는 개막 후 5월까지 11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2번만 달성할 정도로 깊은 부진에 시달렸다.
6월 첫 등판은 달랐다.
백정현은 6일 NC전에서 단 한 번도 한 이닝에 2명 이상의 주자를 출루시키지 않았다. 단점으로 꼽혔던 경기 중 기복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삼성의 좌완 선발이 완봉승을 거둔 건, 2010년 7월 18일 대구 시민 LG 트윈스전 차우찬(현 LG) 이후 무려 3천245일 만이다.
백정현은 경기 뒤 "내가 (김한수) 감독님이라도 불안해 했을 것"이라며 "최근 등판에서 부진해서 믿음을 심어드리고 싶었다. 긴 이닝을 던져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2007년 2차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입단한 백정현은 시속 140㎞ 중후반까지 나오는 빠른 공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2009년까지 1·2군을 오가는 유망주에 머물렀고, 2010년 삼성 1군 불펜투수로 자리 잡았지만, 2011년 4월 왼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아 다시 뒷걸음질 쳤다.
재활을 마친 2013년부터 백정현은 붙박이 1군 투수로 자리 잡았다. 2016년에는 70경기에 나섰다.
당시에도 백정현의 목표는 선발진 진입이었다. 그러나 그는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경쟁을 하다 정규시즌이 개막하면 중간계투로 돌아오는 일을 반복했다.
백정현은 "그때는 선발 욕심만 있었지 준비된 상태는 아니었다"라고 했다.
2017년 시즌 중반부터 선발 등판 기회가 잦아졌고, 2018년에는 단 두 차례만 중간계투로 나서고, 23차례 선발 등판했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올 시즌을 시작하며 "백정현은 이제 확실한 선발 투수"라고 했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백정현도 오랜 목표인 '선발 진입'에 성공하니 표정이 한층 밝아졌다.
그러나 부진이 이어지면서 "선발진에서 밀려도 할 말이 없다"고 자책했다.
절치부심하던 백정현은 생애 첫 완봉승으로 위기를 돌파했다. 선발진에 잔류할 가능성은 매우 커졌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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