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백제 지배층 석실묘 무덤방, 점점 좁고 길어졌다(종합)

입력 2019-06-07 10:25   수정 2019-06-07 13:39

부여 백제 지배층 석실묘 무덤방, 점점 좁고 길어졌다(종합)
능안골 고분군 무덤 5기 조사…무덤길은 점차 사라져
관에 쓴 못·고리·귀걸이 출토…"초기엔 추가장 고려해 조성"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백제 사비도읍기(538∼660) 지배층 공동묘지인 부여 능안골 고분군(사적 제420호)에서 무덤 축조양식 변화양상을 알려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여군과 백제고도문화재단(원장 박종배)은 충남 부여군 부여읍 능산리 75-10번지 일원 능안골 고분군에서 지난 4월 재개한 발굴조사를 통해 석실묘(石室墓·돌방무덤) 5기와 수혈(竪穴·구덩이) 1기를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조사단은 석실묘 가운데 보존 상태가 양호한 1호·3호·5호 무덤에 주목했다. 1호·3호 무덤은 횡혈식 석실묘(橫穴式石室墓·굴식 돌방무덤)이고, 5호 무덤은 횡구식 석실묘(橫口式 石室墓·앞트기식 돌방무덤)다.



심상육 백제고도문화재단 책임연구원은 "1호·3호·5호 무덤은 시신을 두는 매장주체부가 겹치지는 않지만, 무덤 시설이 일부 중첩된다"며 "시기적으로 6∼7세기에 1호, 3호, 5호 무덤 순으로 조성한 듯하다"고 설명했다.
심 연구원은 이어 "고분 입구에서 시신을 안치한 방인 현실(玄室)까지 낸 연도를 보면 1호는 길지만 3호는 짧고 5호는 없다"며 "현실은 시간이 흐를수록 좁고 길어지는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1호 무덤은 연도 길이가 2m이고, 너비는 65∼70㎝다. 3호 무덤 연도는 1호와 폭이 비슷하지만, 길이가 50㎝에 불과하다. 5호 무덤은 연도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연도에서 현실로 들어가는 문인 현문(玄門)은 1호에 없고, 3호에만 있다. 3호 무덤 현문은 양쪽에 기둥을 세우고, 문 위아래에 벽을 받치는 나무를 둔 형태다.
현실 규모는 1호 무덤이 길이 255㎝·너비 125∼130㎝·높이 130㎝이고, 3호 무덤은 길이 210㎝·너비 90㎝·높이 75㎝다. 5호 무덤은 현실 길이가 240㎝에 이르지만, 폭이 50∼65㎝다. 현실 조성에 1호와 5호 무덤은 할석(割石·깬돌)을 사용했고, 3호 무덤은 판석(板石·널돌)을 썼다.
심 연구원은 "1호 무덤은 추가로 다른 사람을 묻을 가능성을 고려해 넓게 만들었지만, 3호와 5호 무덤은 현실이 좁아진 점으로 미뤄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봉토는 1호·3호 무덤에서 일부가 나타났다. 1호 무덤은 현실 상부에 약 80㎝ 두께의 봉토가 있는데, 풍화암반토와 할석을 섞어 단단하게 다졌다.
3호 무덤 봉토는 두께가 최고 86㎝인데, 흙에 모래 함량이 많다. 봉분 형태는 지름이 7.7∼10.1m인 타원형으로 추정된다.
유물은 관에 사용하는 못인 관정과 관고리가 주로 출토됐다. 4호 무덤에서는 금동제 귀걸이 2점이 나왔고, 3호 무덤에는 토기 조각이 있었다.
조사단은 "1호 무덤 현실 바닥에서 관정 9점과 관고리 1점이 출토됐다"며 "관고리는 현실 중앙부 바닥에 녹이 슬어 붙어 있었는데, 원래 위치라면 추가로 장례가 이뤄졌거나 추가장을 염두에 두고 시신을 매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재단은 백제 사비기 왕릉급 무덤이 있는 능산리 고분군 동편에서 능안골 고분군을 거쳐 청마산성 남성벽 사면부를 아우르는 지역에서 백제 고분 분포 양상도 조사했다.
조사단은 "백제 고분 100여 기가 새롭게 확인됐다"며 "능안골 고분군 일대의 백제 고분군 밀집도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높고, 무덤을 조성한 지역이 넓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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