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안보리 제출 예비보고서에서 밝혀…"정교하고 조직적"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 해상의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지난달 발생한 유조선 4척에 대한 공격은 한 국가의 소행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잠정 조사 결과가 나왔다.
UAE는 6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브리핑에서 공격이 정교하고 조직적이었다며 배후에는 한 국가가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밝혔다고 로이터와 AFP통신이 보도했다.
UAE는 노르웨이 및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마련한 예비 보고서에서 공격에는 '선체 부착 폭탄들'(limpet mines)이 이용됐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훈련이 잘 된 다이버들이 쾌속선을 이용해 해저에서 이들 폭탄을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가 차원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UAE는 미국이 배후로 직접 지목한 이란을 분명하게 거론하지는 않았다.
안보리는 최종 보고서를 받아본 뒤 대응 여부를 검토하게 된다.
지난달 12일 UAE 동부의 푸자이라 인근 해상에서는 사우디 2척, 노르웨이 1척, UAE 1척 등 모두 4척의 선박이 의도적인 파괴행위인 사보타주 공격을 받았다. 사상자는 없었지만, 선박은 큰 손해를 입었다.
당시 이 사건은 미국과 이란이 병력을 증강하는 등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원유 및 가스 주요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인접지에서 발생해 주목을 받았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한 이란을 배후로 지목했지만, 이란은 누명을 씌워 군사 행동의 빌미로 삼으려는 미국, 사우디, 이스라엘의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29일 UAE 기자회견에서 "유조선 4척 공격의 배후가 이란이라는 점이 거의 확실하다"며 "워싱턴에 있는 모든 이가 이 사건의 책임자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 측은 이에 대해 볼턴을 "전쟁광"이라고 맹비난하며 "배후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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