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미국이 걸프 지역에 전력을 증가하는 데 맞서 도발을 준비하던 이란이 지금은 한발짝 물러선 채 계산을 다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프랭크 매켄지 미군 중부사령관이 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슬람국가(IS) 소탕작전에 나서는 연합군의 바그다드 본부를 시찰한 매켄지 장군은 그와 동행한 AP통신 등 3명의 취재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군이 지난달 5일 항공모함과 기타 전략 자산을 배치하고 정찰기들을 증강한 데다 지상과 항공모함에 탑재된 전투기들의 초계 비행을 늘린 것이 이란에 "새로운 면모"를 보인 셈이라고 말했다.
매켄지 장군은 그러면서 "이런 일련의 조치들이 그들이 향하고 있는 듯했던 길에서 다소 물러나 다른 생각을 해보도록 만들었다"고 밝혔다.
미군 관계자들은 지난달 초 이란이 순항 미사일 혹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연안을 항해하는 선박에서 발사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수상한 움직임을 언급한 바 있다. 이들 관계자는 문제의 미사일이 최근에 들어와서야 배에서 내려졌다고 전했다.
매켄지 장군은 기자들에게 해당 정보는 "명확했다"면서 이로 인한 위협은 "임박한 것이고 매우 구체적인 것"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기밀이기 때문에 상세히 언급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란의 수상한 움직임을 알리는 정보들은 미 국무부가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를 테러단체로 지정한 데 이어 이란산 원유수입량이 많은 8개국에 한해 예외적으로 인정해 온 수입금지 예외조치를 중단하던 시기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당시 미 정보당국이 입수한 정보에 대해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은 지난주 이란이 걸프 지역에 있는 미국 목표물과 기타 목표물을 겨냥해 음모를 꾸미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던포드 합참의장은 이와 관련해 미국 측은 지난달 3일 이란 정부 관계자들에게 "이 지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다면 책임을 묻겠다는 것을 확실히 납득할 수 있도록" 메시지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그로부터 이틀 뒤에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은 에이브러햄 링컨항모전단과 폭격기의 미 중부사령부 배치를 공식으로 발표했으며 그 배경을 둘러싸고 적지 않은 의문이 쏟아진 바 있다.
매켄지 장군은 항모와 B-52 폭격기 배치는 던포드 합참의장과 협의를 거쳐 본인이 요구한 것으로, (백악관의) 정치적 압력은 없었다고 말했다.
매켄지 장군은 이날 인터뷰에서 이란이 물러섰다고 해서 위협이 사라졌다고 결론짓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점도 아울러 강조했다.
그는 "정말로 위협이 줄어들었다고 믿지 않는다. 위협은 매우 현실적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런 조치(전력 증강)가 이란을 조금 물러서게 만들었다는 것이 나의 판단이지만, 전략적으로 물러서고 있다고는 확신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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