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막말 성명 '된서리'…거세지는 교계 내부비판(종합)

입력 2019-06-07 16:05  

한기총 막말 성명 '된서리'…거세지는 교계 내부비판(종합)
개신교 시민단체들 "극단이념 전파무대…한국 교회역사에서 사라져야"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 명의로 '대통령 하야' 성명을 내며 거센 논란이 일자 개신교계 내부에서도 한기총과 전 회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개신교 관련 시민단체인 교회개혁실천연대는 7일 보도자료를 내 "한기총은 과거 금권선거와 부정부패, 사회기득권층과 유착으로 교회와 사회로부터 신임을 잃은 지 오래됐다"며 "한기총은 한국교회와 역사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한기총은) 2019년 명예훼손으로 벌금형을 받았고,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법정 구속 이력이 있고, 소위 '빤스 목사'라고 불리던 전광훈 목사를 대표회장으로 선출했다"며 "회개와 갱신은 찾을 수 없고 돈과 권력에 대한 탐욕과 다툼과 분열의 중심에 서 있는 한기총은 교회뿐만 아니라 사회의 질서까지도 파괴하는 일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불의와 교만, 아집과 독선의 자리에서 내려와 교회와 역사 앞에 참회하고, 스스로 재가 되어 사라짐이 옳다. 이것이야말로 한기총이 더럽혀온 한국교회에 대한 반성이며, 어이없는 작태로 한국 사회를 혼란케 한 책임을 지는 마지막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도 성명을 내 "한기총은 한국 교회 내에서 정치적으로 치우친 소수 집단에 불과하다"며 "한기총에는 일부 군소 교단과 단체들만 남아있는 상태로 한국 교회 연합 조직의 대표성을 잃은 지 오래됐다"고 주장했다.
기윤실은 "한기총은 한국 교회 주요 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판정을 받은 단체들의 지위 세탁 공간이나, 개인적인 정치 욕망, 극단적인 이념 전파를 위해 기독교의 이름을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활동 무대가 돼 버렸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한기총이 대표성을 잃어버리고 극단적 정치 이념단체로 변질한 지 오래됐음에도 극단적 혐오 발언으로 존재감을 과시하는 것은 한기총 활동을 자신의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려는 일부 정치 세력과 언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책임 있는 정당과 언론이라면 한기총이 한국 교회를 얼마나 대표하고 있는지 사실 확인을 해야 할 것"이라며 "예수의 정신을 실천하며 한국 교회를 대변하는 단체들을 적극 발굴해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소통하는 열린 자세를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일각에서는 전 회장이 자신의 의견을 마치 한기총의 입장인 것처럼 포장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한기총에서 활동한 한 관계자는 "한기총 차원의 시국 성명이 아니라 전광훈 회장 본인이 내키는 대로 쓴 글로 알고 있다"며 "한기총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전 회장이 보수나 반공(인사)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도 했다.
개신교계 다른 목회자도 "종교단체가 단체 명의로 그런(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성명을 내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본다"며 "전 회장의 성명은 한기총 내부적으로 협의를 거치지 않은 채 나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신교계 내 다른 연합기구 관계자도 "한기총이나 전광훈 회장 관련 얘기가 언론을 통해 나오는데 아예 보도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한기총의 성명 논란으로 개신교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을 우려했다.
앞서 전 회장은 한 포털사이트에 개설한 한기총 블로그 등을 통해 "대한민국이 문재인 정권으로 인해 종북화, 공산화돼 지구촌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는 위기를 맞이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올해 연말까지 하야하라고 요구했다.
정치권에서도 한기총 성명이 알려지면서 전 회장의 주장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edd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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