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남북정상회담 '신중한 낙관'…한미회담 전 성사 가능성 주목

입력 2019-06-07 17:22  

靑, 남북정상회담 '신중한 낙관'…한미회담 전 성사 가능성 주목
靑 고위관계자 "北과 계속 접촉 시도"…정상회담 기대감 키워
'원포인트' 남북회담으로 북미협상 돌파구 마련할지 관심사
北, 한미 공조 비난 속 '단기간 내 회담 성사 어렵다' 관측도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청와대가 남북 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을 두고 신중한 낙관론을 내놓으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4번째 회담이 성사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비핵화 대화에 좀처럼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북미 간 대화 재개를 추동할 '카드'로 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전격적인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는 점은 남북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게 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나 '한미 정상회담 전 남북 정상회담이 가능한가'라는 물음에 "'코셔슬리(cautiously, 조심성 있게) 옵티미스틱(optimistic, 낙관적인)'한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문 대통령 역시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중국·일본·러시아 정상 등과의 회담을 통해 비핵화 협상 진전을 위한 노력에 공을 들일 전망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때 오사카에 가서 여러 정상을 많이 만나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비핵화 대화의 재개를 앞당길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역시 비핵화 협상의 당사자인 북미를 마주 앉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전 비핵화 프로세스와 관련한 북한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 한미 정상회담에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도 더욱 커지게 된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과감하게 김 위원장과 '원포인트 정상회담'에 나서서 북미 간 대화를 좁히며 적극적인 '촉진자' 역을 하는 시나리오가 점쳐지기도 한다.
남북 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한 구체적 움직임이 알려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청와대와 정부는 지속해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북한과의 접촉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면서 "(북측을) 만나기 힘들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도 지난 4일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남북 정상회담은 필요에 따라서 충분히 신속하게 이뤄진 경험이 있고, 그것이 가능한 여러 환경이 존재한다"며 '원포인트 회담' 개최 가능성을 비중 있게 언급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9일부터 진행되는 문 대통령의 북유럽 3국 순방 일정에 동행하지 않는 것을 두고도 정 실장이 한국에 남아 남북 정상회담의 성사를 위해 '모종의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짧지 않은 시간 비핵화 대화가 진행되지 않았음에도 북미 간 관계가 더 악화하지 않았다는 평가 역시 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 대화의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취재진을 만나 최근 제기된 북한 인사의 처형설을 부인하면서 "김 위원장과 적절한 시기에 3차 정상회담을 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하노이 핵 담판 결렬 후 북한이 한미에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는 점은 단기간 내 남북 정상회담의 성사 확률을 낮게 점칠 수밖에 없게 한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단거리 미사일 등 발사체를 발사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5일 '외세추종은 민족의 이익을 해치는 길'이라는 제목의 정세론해설에서 한미 공조를 비난하는 등 대외 선전 매체를 통해 한미에 계속해서 강경한 메시지도 내놓고 있다.
북한이 이와 같은 태도를 유지하면서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위한 한미의 물밑 접촉에 적극적으로 호응하지 않는다면 결국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청와대와 정부의 노력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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