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말 후임 당대표 선출될 때까지는 총리직 수행
'노 딜'? '추가 연기?'…후임 총리 성향 따라 브렉시트 진로 갈릴 듯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테리사 메이 총리가 7일(현지시간) 집권 보수당 당대표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난다.
지난 2016년 7월 13일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뒤를 이어 보수당 대표에 오른 지 약 2년 11개월 만이다.
메이 총리는 그동안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를 완수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EU와의 합의안이 의회에서 번번이 부결되자 지난달 24일 총리 관저 앞에서 사퇴를 발표했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를 완수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지만, 불행히도 실패했다며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깊은 후회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AFP 통신, 공영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보수당에 비공개 서한을 보냄으로써 공식적으로 당대표를 사임한다.
다만 이와 관련한 공식 행사 등은 열리지 않는다.
메이 총리는 그러나 후임 당대표가 선출될 때까지 영국 총리직은 계속 수행한다.
메이 총리는 이번 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 영국 남부 포츠머스와 프랑스 북부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식 등 공식 행사에서 영국을 마지막으로 대표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메이 총리는 수 주 동안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며, 총리가 당분간 국내 이슈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브렉시트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결정을 내리지 않고 후임 총리에게 맡길 예정이다.
이에 따라 메이 총리의 뒤를 이을 후임 보수당 당대표에 누가 선출될지 관심이 쏠린다.
보수당은 오는 10일 10∼17시 경선 후보 등록을 받는다.
경선에 나오기 위해서는 8명 이상의 하원의원 지지를 받아야 한다.
현재 모두 11명의 보수당 의원이 당대표 경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메이 총리를 포함한 313명의 보수당 의원은 오는 13일 등록 후보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해 가장 득표수가 적은 후보를 탈락시키게 된다.
이달 18일과 19일, 20일에도 이같은 방식으로 투표를 진행해 최종 2명의 후보를 남긴 뒤, 약 12만명에 달하는 전체 보수당원이 우편 투표를 실시한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22일 시작하는 주에 새 보수당 당대표가 선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대표는 메이 총리로부터 총리직을 승계받게 된다.
영국의 새 총리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오는 10월 31일 예정된 브렉시트 진로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7월 말 선출되더라도 여름 휴회기 등을 감안하면 신임 총리에게는 브렉시트 문제를 풀기 위해 주어지는 시간이 2∼3개월에 불과하다.
영국은 당초 지난 3월 29일을 기해 EU에서 탈퇴할 예정이었지만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두 차례 연기됐다.
신임 총리는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 의회 승인을 추진한 뒤 오는 10월 31일 EU를 탈퇴하는 방법, 아무런 협정 없이 EU와 결별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브렉시트 추가 연기 등의 선택지 중 하나를 택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유력한 당대표 후보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을 비롯해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 등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은 '노 딜'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존슨 전 장관의 유력한 경쟁자인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은 브렉시트 추가 연기에 열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유력후보인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은 '노 딜' 브렉시트는 "정치적 자살행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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