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수출용 7천325대 선적…국내 계약물량 4만대 대기중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 수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국내에서는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에서 팰리세이드를 계약하고 인도받는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10개월에 이른다.
8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수출용 팰리세이드 생산을 시작했으며 지난달 출하된 7천325대가 선적됐다. 선적 물량은 대부분은 7월부터 판매를 시작하는 미국으로 향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전역의 딜러망에 차량을 공급하는 절차에 2개월 정도 걸리기 때문에 5월부터 선적하고 있다"며 "팰리세이드 해외 판매는 미국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방탄소년단에 팰리세이드 글로벌 브랜드 홍보대사를 맡겨 해외 시장에서 막대한 마케팅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런 수출 본격화에 따라 대기 물량이 많은 국내 시장의 판매는 지난달 감소세를 보였다.
팰리세이드는 5월 내수 판매가 3천743대로 전월(6천583대)보다 43.1% 급감했으며 이달에도 수출물량 생산에 따라 국내 판매량 위축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팰리세이드를 출시하면서 국내 대형 SUV 수요에 현대차의 시장점유율 50%를 적용해 연간 판매목표를 2만5천대로 세웠지만, 예상 밖의 돌풍을 일으켜 9만5천대로 상향 조정했다.
아울러 현대차 노사는 출시 3개월 만에 이례적으로 월 6천240대 생산에서 40%가량 늘린 월 8천640대 생산에 합의하고 4월부터 증산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울산4공장에서 팰리세이드와 스타렉스를 1대 1 비율로 생산했지만, 현재는 3대 1 비율로 생산하고 있다.
이런 40% 증산에도 국내 대기물량과 수출물량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노사는 다른 공장에서도 생산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공장 간 물량배정 문제와 협력업체의 부품수급 문제 등에 따라 추가 증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13일 공지문을 통해 "추가 증산은 타 공장 이동생산 시 생산설비 공사 기간에 따라 8∼12개월 소요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미국의 25% 관세 문제와 현지 주문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한 후에 진행 여부를 판단해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또 "노조의 반발로 생산량을 더 못 늘리는 것이 아니다"라며 "최초 판매계획을 잘못 세운 회사의 책임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팰리세이드를 계약해 대기 중인 물량은 4만여대에 이르고 이달에 구매를 계약하면 내년 1분기 이후 출고될 예정이다.
서울 시내 현대차 영업점 관계자는 "지금 계약하면 출고까지 11개월 정도 기다려야 한다"며 "전시용 차를 구매한다면 정상 대기보다 일찍 받을 수 있지만, 옵션과 색상에 제한이 있고 혜택은 전시차 할인 20만원에 무료 탁송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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