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터키 대립 와중 공급 강행 밝혀…美 "7월말까지 도입 철회하라" '최후통첩'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터키의 러시아제 첨단 방공미사일 S-400 도입 계획을 두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인 미국과 터키가 심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7일(현지시간) 오는 8월부터 터키에 미사일 인도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무기를 포함한 첨단기술제품 개발 및 생산·수출을 지원하는 러시아 국영기업 '로스테흐' 사장 세르게이 체메조프는 이날 자국 언론 인터뷰에서 "모든 것은 정상이다. 약 2개월 뒤부터 (미사일) 공급을 시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미사일 구매 대금) 선금이 들어왔고, (터키 측이 러시아에 요청한) 차관 자금도 전달됐으며 제품은 생산됐다. 모든 것이 정리됐다. 다른 대안은 없다"면서 "게다가 우리는 (미사일을 운용할 터키) 군인들의 교육도 마쳤다"고 설명했다.
터키가 미국의 강한 압박에도 S-400 도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와중에 러시아도 미사일 공급이 차질없이 이루어질 것임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터키는 지난 2017년 12월 러시아와 S-400 미사일 4개 포대분을 25억 달러(약 2조7천억 원)에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터키는 동시에 미국으로부터 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 100 대도 도입할 계획이다.
미국은 당초 터키에 자국 무기를 공급하는 대신 러시아제 S-400 미사일 도입을 포기할 것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미국 측은 터키가 S-400과 F-35 전투기를 함께 운용하면 F-35의 기밀 정보가 러시아 측으로 유출되고 F-35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S-400 도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S-400 방공미사일은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으로,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과 전술탄도미사일은 물론 레이더에 거의 잡히지 않는 스텔스 전투기도 요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나토 동맹국인 터키는 그러나 구매 조건이 유리하다는 이유를 내세워 미국 무기 도입과 별개로 S-400 미사일 도입을 강행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AFP 통신에 따르면 미국 앨런 로드 조달·유지 담당 국방차관은 이날 터키가 러시아와 체결한 S-400 도입 계약을 오는 7월 말까지 취소하지 않으면 현재 미국에서 F-35 전투기 조종 훈련을 받고 있는 터키 조종사들을 추방하고, 터기 기업들과의 F-35 전투기 공동생산 계약도 파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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