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 키커로 나서 한번 실축 후 다시 얻은 기회에서 성공
"광연이 믿었기 때문에 진다는 생각 안 했어요"
(비엘스코-비아와[폴란드]=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한번 막히고 나니까 더 자신감이 생겼어요."
승부차기 마지막 키커로 나서서 골을 넣은 오세훈은 첫 번째 슈팅이 막힌 후에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고 했다.
오세훈은 9일 오전(한국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전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양 팀은 연장전까지 3-3으로 팽팽히 맞섰고, 경기는 승부차기로 향했다.
오세훈은 한국의 마지막 키커로 나섰다. 4번째 키커까지 스코어는 2-2로 박빙이었다.
그는 골문 오른쪽을 노려 슛을 때렸으나 상대 골키퍼 디알리 은디아예의 선방에 막혔다.
아쉬워하던 순간, 심판은 은디아예에게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오세훈이 공을 차기 전에 은디아예가 골라인에서 두 발을 모두 뗐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오세훈의 첫 번째 슈팅은 무효처리됐고, 그는 또 한 번의 기회를 얻었다.
두 번 실수는 없었다. 중압감이 한층 더해진 상황이었지만, 오세훈은 위축되지 않고 골문 한가운데로 슈팅을 때렸다.
공은 그대로 골망을 갈랐고, 한국은 1983년 이후 36년 만에 4강에 진출했다.
오세훈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감독님의 목표였던 4강 진출을 이뤄드려서 기쁘다"며 "선수들의 목표는 우승이기 때문에 자만하지 않고 남은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승부차기 첫 번째 슈팅이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을 때도 패배를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내가 못 넣었지만, 우리 골키퍼인 (이)광연이가 막아줄 거라고 믿고 있었다"며 "질 것 같지 않았다"고 전했다.
오세훈은 "오히려 첫 번째 슈팅이 막히고 나니 더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다"며 "두 번째 슈팅을 가운데로 찬 것도 자신감의 표현이었다"고 밝혔다.
일본과의 16강 전에서 결승 골을 넣었던 그는 이번 경기에서는 조력자 역할을 맡았다.
장신들이 즐비한 세네갈 수비진 사이에서 공중볼 경합을 하고 몸싸움을 펼치며 2선의 이강인·조영욱에게 공간을 만들어줬다.
그는 자신의 경기력에 대해 "연계플레이는 좋았지만, 공중볼 경합에서는 부족했다"며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4강 상대는 8강에서 미국을 꺾고 올라온 에콰도르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 개막 직전인 지난달 18일 에콰도르와 평가전을 치러 1-0으로 이겼던 좋은 기억이 있다.
오세훈은 "당시 에콰도르와 연습경기에서 이기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었다"며 "남미의 강호인 만큼 방심하지 않고 잘 준비해서 또다시 이겨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4강에서도, 결승에서도 우리는 계속 이길 것"이라며 "지켜봐 주시는 국민들께 꼭 감동을 전해주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trau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