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입김에 G20경제장관회의 공동성명서 '보호무역주의 반대' 빠져

입력 2019-06-0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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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입김에 G20경제장관회의 공동성명서 '보호무역주의 반대' 빠져
재무장관 회의·무역장관 회의 등 2개 회의 성명서 '反보호무역' 표현 제외
"미중 무역마찰 세계경제에 위협"…"내년 중 거대IT기업 과세규칙 제정"
日, WTO의 분쟁처리기능 개선 주장…공동성명에 'WTO 개혁 필요성' 포함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무역·디지털 경제장관 회의가 9일 폐막했지만, 미국의 입김으로 인해 회의 결과물인 공동성명에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반대·우려 표명이 빠졌다.
교도통신과 NHK 등에 따르면 일본 후쿠오카(福岡)시에서 9일까지 이틀간 열린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는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한다는 내용이 빠진 공동성명을 채택한 채 폐막했다.
이바라키(茨城)현 쓰쿠바시에서 이날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한 무역·디지털 경제장관 회의에서도 참가국들은 반(反)보호무역주의 관련 문구가 제외된 공동성명을 냈다. 대신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의 중요성을 확인한다는 내용이 성명에 포함됐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펴고 있는 미국이 자국을 겨냥한 비판 문구를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이달 말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의 결과물로 나올 성명에서도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반대 입장이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G20 정상회의는 매번 공동성명을 통해 보호주의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작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회의 때 처음으로 미국의 입김이 반영돼 관련 문구가 성명에서 빠졌다.
이날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의 공동성명에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갈등에 대한 우려가 강조됐다.
성명에는 미중 무역마찰이 세계 경제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G20 국가들이 위협에 계속 대처하면서 추가적인 행동을 취할 용의가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성명은 무역마찰의 배경인 경제수지 불균형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무역뿐 아니라 서비스와 자본의 거래 등 전체를 봐야 하며 각국의 실정에 따른 경제정책과 구조개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에 걸쳐 완만하게 향상될 것이지만 악화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하며 무역마찰의 격화로 지정학적인 긴장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가국들은 성명에서 'GAFA'(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거대 IT 기업과 관련해 2020년 중 국제적으로 통일된 과세 규칙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중국이 개도국을 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트리며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다는 이른바 '채무 함정' 문제와 관련해 채무국과 채권국 쌍방이 채무의 투명성을 확보해 지속가능한 성장과 개발이 가능하도록 협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무역·디지털 경제장관 회의에서 참가국들은 세계 철강 시장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철강의 과잉 생산 문제에 대해 논의했지만, 중국 등의 반대로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이 회의에서 일본은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처리기능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WTO 개혁의 필요성이 공동성명에 포함됐다.
일본은 지난 4월 세계무역기구(WTO) 최고심판기구인 상소기구가 후쿠시마산 수산물 분쟁에서 한국 승소 판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WTO가 분쟁해결 기능을 제대로 못 한다"며 반복해서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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