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매체 "'위협·긴장고조·불완전 합의·승리선언' 트럼프 패턴 이제 진부"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이민 대응책으로 대(對)멕시코 관세 카드를 꺼내든 후 8일 만에 협상 타결에 이르는 과정에서 '벼랑끝 전술'의 한계를 노출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한까지 설정해 엄청난 피해를 경고하며 압박하다가 결국 원하는 바를 다 얻지 못한 채 승리를 선언하고 자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전략에 예측 가능성만 키웠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9일(현지시간) '멕시코 위기가 트럼프의 벼랑끝 전술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패턴을 짚으며 이같이 보도했다.
특정되지 않고 모호한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가혹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위협하며 위기를 촉발한 뒤 인위적으로 설정한 시한이 다가옴에 따라 긴장감을 고조시키고는 결국 불완전한 합의를 막판에 받아들고 승리를 선언하며 비판자들을 맹공하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패턴이라는 것이다.
이번 멕시코 협상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위협에도 원하는 것을 다 얻지 못했으며 미국에서 망명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중미 이민자 일부가 멕시코에 머무는 것 이상은 얻어내지 못한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멕시코가 국가방위군의 배치를 통해 중미 이민자들의 미국행을 차단하는 것도 이번 합의에 포함됐지만 이는 이미 멕시코가 이행하고 있는 것이라는 전문가의 진단도 곁들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모호한 합의에도 승리를 선언하고 자축했으며 비판적 언론에 대해 또다시 '가짜뉴스'라고 반격했다.
폴리티코는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패턴이 이제는 진부해졌다면서 이번 '야단법석'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이 효과가 줄어들고 있다는 게 노출됐고 예측 가능성이 커져 상대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전략을 썼을 수 있는 영역으로 국경장벽 건설자금 확보를 위한 연방정부 업무정지(셧다운)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협상,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거론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멕시코에 불법이민 강경 대응을 주문하며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으며 5% 관세 부과를 사흘 앞둔 지난 7일 협상이 타결, 8일 만에 '멕시코 관세 드라마'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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