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우소나루, 아르헨티나 대통령 재선 노골적 지원…효과는 의문

입력 2019-06-10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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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소나루, 아르헨티나 대통령 재선 노골적 지원…효과는 의문
남미공동시장-EU FTA 협상에 박차…단일통화 창설도 제의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재선을 노골적으로 지원하고 나서면서 그 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최근 아르헨티나 방문에서 마크리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데 이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유럽연합(EU) 간에 진행되는 자유무역협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는 마크리 대통령의 재선이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한 브라질 정부가 메르코수르-EU 협상과 단일통화 창설 제의 등을 통해 상황을 반전시키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브라질 정부가 오는 24∼28일 열리는 메르코수르-EU 실무협의에서 자유무역협상 타결을 위한 합의가 이뤄지도록 메르코수르 다른 회원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울루 게지스 브라질 경제장관이 메르코수르-EU 자유무역협상이 수주 안에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밝힌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아르헨티나 방문을 수행한 게지스 장관은 지난 6일 메르코수르-EU 협상이 이르면 3∼4주 안에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협상이 어느 정도까지 진전됐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EU와 메르코수르는 1999년부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전제로 협상을 시작했으나 시장개방을 둘러싼 견해차로 사실상 중단했다가 최근 2∼3년간 집중적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양측은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소고기·설탕·에탄올 등 농축산물 시장개방을 비롯한 핵심쟁점을 둘러싸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메르코수르는 1991년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 등 4개국으로 출범한 관세동맹이다. 2012년 베네수엘라가 추가로 가입했으나 대외 무역협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최근 남미지역의 화폐를 통합하는 단일통화 창설을 제의한 것도 마크리 대통령을 지원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단일통화 창설 논의가 남미 양대국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시작으로 점차 다른 국가로 확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면서 단일통화를 '페소-헤알'로 부르자는 의견까지 냈다.
그러나 브라질 내에서는 단일통화 제의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남미 각국의 경제력 격차에 대한 엄밀한 평가와 기술적인 고려 없이 나온 발언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브라질 정부 경제팀도 "기술적 분석을 거치지 않은 말"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원이 마크리 대통령의 재선에 도움이 될 것인지도 불투명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방문한 지난 6일 "남미에 또 다른 베네수엘라가 등장하기를 바라지 않는다"며 오는 10월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마크리 대통령이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브라질 외교장관도 아르헨티나 일간 라 나시온과 회견을 통해 "아르헨티나가 과거로 돌아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이런 행보에 대해 아르헨티나 내에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양국 정상회담에 맞춰 좌파 성향 정당과 사회단체, 노동계가 반(反) 보우소나루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여한 좌파 정당 소속 가브리엘 솔라노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의원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도모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리인으로 간주한다"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와 중남미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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