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경고 무색…'빨갱이' 이어 '천렵질' 논평 막말 논란(종합3보)

입력 2019-06-10 20:59  

黃경고 무색…'빨갱이' 이어 '천렵질' 논평 막말 논란(종합3보)
靑 "이해 안 되는 논평 많다…상식선에서 판단하면 될 것"
고민정 靑 대변인도 "많은 고민했다…모든 순방 숨쉴틈 없이 돌아가"
민주당 "쌍욕보다 더한 저질막말"…한국당 "대통령 비판은 모조리 막말인가"

(서울·헬싱키=연합뉴스) 이한승 임형섭 박경준 기자 = 황교안 대표의 거듭된 경고에도 자유한국당의 막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차명진 전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빨갱이'라고 언급한데 이어 한국당 대변인이 문 대통령의 해외순방을 빗대어 '천렵질'이라고 논평하면서, 한국당의 문재인 대통령 비판이 도를 넘어섰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배설수준의 막말"이라고 반발하고 나섰고, 이에 한국당은 "대통령 비판은 모조리 막말인가"라며 반박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지난 9일 문 대통령의 북유럽 3국 국빈 방문과 관련해 "불쏘시개 지펴 집구석 부엌 아궁이 있는 대로 달궈놓고는, 천렵질에 정신 팔린 사람마냥 나 홀로 냇가에 몸 담그러 떠난 격"이라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여기서 '천렵질'이라는 표현이 문제가 됐다. 천렵(川獵)이라는 말은 냇물에서 고기잡이하는 일이라는 의미로, 민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김원봉 논란으로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어 놓고는 북유럽 순방길에 올랐다는 주장을 펴기 위해 비유적 표현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 대변인은 "대한민국 정체성 훼손 '역사 덧칠' 작업으로 갈등의 파문만 일으키더니, 국민 정서 비(非)공감의 태도로 나 홀로 속 편한 '현실 도피'에 나섰다"고도 했다.
앞서 차명진 전 의원은 지난 6일 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 김원봉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보다 반(反)국가적, 반(反)헌법적 망언이 어디 있나. 그것도 현충일 추모사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란 자가"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한국당 뭐하나. 이게 탄핵 대상 아니고 무엇인가"라며 "입 달린 의원 한 명이라도 이렇게 외쳐야 한다. '문재인은 빨갱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국당에서 막말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황교안 대표의 경고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비공개회의에서 "항상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해 심사일언(深思一言), 즉 깊이 생각하고 말하라는 사자성어처럼 발언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직접적인 대응을 삼가면서도 민 대변인의 논평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해가 안 되는 논평들이 많아서 (민 대변인의 논평에) 대응하지 않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며 "('천렵질'이라는 표현이 적절한지는) 상식선에서 판단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문 대통령의 순방에 동행했기 때문에 정상외교가 '천렵'인지는 쉽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의 순방에 동행 중인 고민정 대변인도 이날 핀란드 헬싱키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번 일에 대해) 어제부터 참 많은 고민을 했다. 대변인은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자리가 아니며, 저도 매순간 말 한마디 신중하게 선택한다"며 "그 분(민 대변인)도 그런 마음을 갖고 있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고 대변인은 그러면서 "그 분도 청와대 대변인이었다. 순방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며 "핀란드에서 공식 일정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이어지고, 이동시간이나 자료준비 시간까지 합치면 오전 7시부터 저녁 10시∼11시까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간에 쉬는 시간이 없다는 것은 기자들이 더 잘 안다"며 "모든 순방은 이렇게 숨 쉴 틈 없이 돌아가고 있다. 그렇게만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한국당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국당이 북유럽 순방에 나선 문 대통령에게 쌍욕보다 더한 저질 막말을 퍼부었다"라면서 "경제 영토와 외교 지평을 확대하기 위한 정상 외교를 '천렵질'이라고 비난하는 한국당은 제정신인가"라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한국당 대변인의 배설 수준의 막말이 한두 번이 아니다. '골든타임 3분' 발언으로 국민적 분노를 야기한 게 불과 며칠 전이다. 가히 '막말 수도꼭지'"라면서 "막말 당사자인 민 대변인의 당직을 박탈하고, 민 대변인은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대통령 비판에 '막말 프레임'을 씌운다며 역공을 취했다.
민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 비판은 모조리 막말인가.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민주당이야말로 공당 자격 상실"이라며 "제1야당 대변인이자 국회의원으로서 더욱 가열차고 합리적으로 정부·여당 비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미경 최고위원은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 지도부가 '문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그가 감옥에 있는 걸 보고 싶다'고 말한다면 막말인가"라고 말했다.
미국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나는 그가 탄핵당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나는 그가 감옥에 있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한 것을 빗댄 것이다.
정 최고위원은 "펠로시 의장에 대해 트럼프는 '펠로시는 재앙이다', '초조한 낸시' 등 막말을 퍼붓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되고 있다"며 "우리나라 언론은 펠로시는 막말이 아닌 듯 썼고, 트럼프 반응은 막말이라고 확실하게 표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자들을 향해 "정말 몰라서 묻는 것인데, 펠로시의 발언을 막말이냐 아니냐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jesus786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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