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량 증가 속도, 경제성장률 속도와 연동"
"G20 국가들, 무역마찰 해결 염원 드러내야"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이강(易鋼) 중국 인민은행장이 자국 경제가 기본적으로 양호한 상태에 있다고 진단하면서 향후 위안화 환율이 '기본적' 안정을 유지하도록 할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10일 인민은행에 따르면 이 행장은 전날 일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해 "중국 경제는 '온중구진'(穩中求進·안정 속 진전) 기조 속에서 기본적으로 양호한 상태"라고 자평했다.
그는 향후 광의 통화량(M2)과 사회융자총량 증가율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기본적으로 맞춰 나갈 것"이라며 "계속 환율 시장화 개혁을 심화하고 위안화 환율이 합리·균형 수준에서 기본적인 안정을 유지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융자총량은 은행 대출과 채권 발행, 그림자은행 대출 등을 포괄해 실물 경제에서의 유동성 총량을 나타내는 지표다.
시장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연초 잠시 호전되는 듯했던 중국의 주요 경제 지표가 다시 악화하는 추세여서 중국 당국이 통화·재정 등 추가 부양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대두하고 있다.
그러나 이 행장의 이번 발언은 중국이 현 단계에서는 기존 부양책 기조를 넘어서는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는 데 신중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 진다.
또 이 행장이 이번에 위안화의 '기본적인' 안정을 유지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재차 천명하기는 했지만 중국은 최근 위안화 가치 급락 추세가 미국의 긴장 격화 탓이라면서 환율을 시장의 흐름에 당분간 맡겨두겠다는 방향을 시사하고 있다.
중국 안팎에서는 중국 외환 당국이 당장 시장에서 대규모로 보유 달러를 매도하는 적극적인 환율 방어에 나설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관측 속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돌파하는 '포치'(破七)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한편, 이 행장은 최근의 미중 무역갈등 격화 상황과 관련해 "G20 관련국은 함께 무역마찰 해결을 위한 염원을 드러냄으로써 국제 사회에 적극적인 신호를 보내야 한다"며 "중국 거시 정책의 공간은 충분하고, 각종 불안정성에 대응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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