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중남미 투자 의욕 시들해졌나…"계획 크지만, 실행은 더뎌"

입력 2019-06-10 10:23  

中, 중남미 투자 의욕 시들해졌나…"계획 크지만, 실행은 더뎌"
우파정권 확대, 늑장 행정, 부패 등이 주요인…브라질의 '일대일로' 참여 관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중국의 중남미에 대한 투자가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이 중남미에 대한 투자 의욕을 잃어간다는 지적도 나온다.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최근 2년간 중국의 중남미에 대한 투자 상황을 두고 프로젝트의 내용과 투자 규모는 크지만, 실행은 매우 더디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여전히 중남미에 대한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으나 중남미에서 우파정권이 확대되고 특유의 늑장 행정과 부패 등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5년 5월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브라질리아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를 만나 협력 협정에 서명했다. 남미대륙 횡단 철도 건설을 위해 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는 등 대규모 프로젝트가 포함됐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리 총리는 그대로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나 호세프 대통령은 탄핵으로 물러났고, 당시의 투자 프로젝트는 전혀 진전이 없는 상태다.
민간의 투자도 과거보다 위축되고 있다. 인수합병(M&A)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민간 투자는 2017년에 175억 달러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엔 76억 달러로 감소했다.
중국의 국영은행들이 중남미 국가에 제공하는 금융지원 규모도 최근 2년 새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 국제관계학원의 주오핑 교수는 이 신문에 "중남미는 중국의 공공정책에서 여전히 활기와 희망이 가득한 지역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투자자들에게는 지리적 거리와 문화적 차이가 장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볼리비아는 지난 2016년 9개 인프라 프로젝트를 위해 차관 형식으로 48억5천만 달러의 금융지원을 받기로 했으나 지금까지 투자가 이뤄진 것은 코차밤바와 산타크루스를 잇는 '엘 실라르 고속도로' 건설 프로젝트 1개뿐이다.
극심한 정국혼란이 계속되는 베네수엘라는 중국 입장에서도 골칫거리다. 지난해 금융지원을 중단했다가 올해 들어 재개했지만, 규모는 이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 2005년 이래 중남미 국가의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중국의 금융지원은 베네수엘라 18건 672억 달러, 브라질 11건 289억 달러, 에콰도르 15건 184억 달러, 아르헨티나 11건 169억 달러, 트리니다드 토바고 2건 26억 달러, 볼리비아 9건 25억 달러, 자메이카 11건 21억 달러, 멕시코 1건 10억 달러 등이다.
중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가 중남미에 대한 투자 감소의 또 다른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제조업 제품 수출과 대외투자를 통한 팽창적 성장정책에서 서비스와 내수 중심 경제로 변화를 모색하면서 자연스럽게 중남미에 대한 투자도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브라질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 참여를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는 점은 중남미에 대한 투자가 다시 늘어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아미우톤 모우랑 브라질 부통령은 중국 자본이 브라질 정부가 운영하는 투자협력프로그램(PPI)을 통해 인프라 사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일대일로' 참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브라질 정부가 인프라 확충을 위해 조만간 시행할 예정인 대규모 국제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투자해 달라는 의미였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오는 8월 중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1월 브라질리아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브라질이 일대일로에 참여할 것인지는 양국 정상의 방문을 전후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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