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원주민 여성들 찾아 5년간 강을 샅샅이 훑는 캐나다인들

입력 2019-06-10 10:55  

실종 원주민 여성들 찾아 5년간 강을 샅샅이 훑는 캐나다인들
실종자 가족 위로 위해…경찰의 미온적 대처가 활동 계기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캐나다의 한 시민단체가 실종된 원주민 여성들을 찾겠다며 5년간 멈춤이 없이 탁한 강을 샅샅이 훑고 있다.
시민단체 '드래그 더 레드'(Drag the Red)는 지난 2014년 이후 캐나다 중부 매니토바주(州)의 레드 강(Red River)에서 작은 모터보트를 이용해 실종 원주민 여성들의 유해를 찾아다니고 있다고 일간 가디언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단체는 실종자 가족이 시신을 찾아 슬픔을 위로 받을 수 있도록 희미한 희망 속에서나마 혼탁한 강물을 뒤지고 있다.
특히 이 단체는 지난 3일 캐나다 정부가 1980년 이후 약 30년간 살해되거나 실종된 원주민 여성 1천여 명에 대해 '집단 학살'을 당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앞으로 더욱 철저한 보호를 다짐하는 보고서를 냈음에도 기존의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 단체는 2014년 15살의 원주민 소녀 티나 폰테인의 실종 사건이 발생하면서 출발했다.
당시 캐나다 여성 버나뎃 스미스는 경찰의 미온적인 대처에 불만을 품고 몇몇 자원봉사자와 함께 직접 자신의 손으로 소녀를 찾기로 했다.
스미스가 이런 대응에 나선 것은 2008년 사라진 자신의 자매가 여전히 실종 상태로 남아있는 개인적인 경험과도 관련이 있다.
스미스는 가디언에 "(당시) 경찰은 수색하려면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실질적으로 수사를 시작한 것은 열흘이 지나서였다"라고 회고했다.
'드래그 더 레드'가 활동을 개시한 후 열성적인 자원봉사자는 25명에서 수백명으로 늘었다. 기부받은 보트들로 강과 그 주변을 훑어 시신 수십구도 회수했다.
이 단체는 또 가족을 포함해 주변에서 실종자가 발생했을 때의 대처 방법, 즉 집회를 열거나 조직적인 대응을 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도 지원 활동을 펴 왔다.
스미스는 "우리는 강과 그 주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음을 사람들에게 알리려 한다"며 "누군가가 강에 시신을 던져놓고 발견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면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캐나다 정부는 1980∼2012년 원주민 여성 1천17명이 살해되고 164명이 실종됐다는 2014년 연방경찰(RCMP) 보고서와 관련, 2년 6개월의 조사 끝에 "인종을 이유로 한 집단학살(genocide) 수준의 폭력"으로 결론지은 최종보고서를 냈다.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이에 대해 "우리는 그들의 실종, 폭력, 심지어 죽음이 그리 중요하지 않게 분류되거나 무시되는 것을 몇번이고 반복해서 들었다"며 "이는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끝내야만 한다"라고 강조했다.
스미스는 정부의 최종보고서에도 불구하고 원주민 가정의 비극은 캐나다 전역에서 계속되고 있다면서 자신들의 활동을 멈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캐나다 CBC 뉴스에 따르면 원주민 여성의 실종과 살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사위원회가 지난 2016년 활동을 개시한 이후에도 130명 이상의 원주민 여성과 소녀들이 실종되거나 살해된 것으로 집계됐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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