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수사권조정 등 논의…'김학의·장자연 사건' 수사 미흡 질타도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사법개혁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후 처음 열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불참 속 10일 '반쪽 짜리'로 개회됐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사개특위 전체회의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자유한국당 간사인 윤한홍 의원,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만이 참석했다.
나머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사전에 합의된 의사 일정이 아니라는 이유로 불참했다. 윤 의원 마저 항의성 의사진행 발언을 마친 뒤 회의 개의 약 15분 만에 퇴장했다.
한국당은 국회 정상화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회의 개회를 반대했지만, 민주당은 사개특위 활동 시한이 이달 말로 종료되는 만큼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 논의를 더는 미룰 수 없다며 회의를 관철했다.
윤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한국당은 오늘 회의 개의를 반대했다"며 "앞서 위원장과 간사에게도 회의를 열기에 앞서 원내지도부 간의 국회 정상화 합의가 먼저라고 말한 바 있다"고 항의했다.
윤 의원은 "지난해 사개특위를 구성할 때 특위 의사일정은 합의해서 처리하기로 했지만, 다수의 힘에 의해 이런 합의정신이 일방적으로 무시됐다"고 비판한 뒤 회의장을 떴다.
이에 대해 이상민 위원장은 "6월에는 국회를 반드시 열도록 돼있는데다 특위 시한이 6월말로 끝나 매일, 24시간 특위를 '풀가동' 해도 부족하다"며 "한국당의 입장도 이해는 하지만 국회의 정상적 작동을 위해 적극 협조해달라"고 밝혔다.
사개특위는 이날 경찰법 개정안과 국가정보청 설치에 관한 법률안 등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법안 중 민주당과 한국당이 대표발의한 법안 2건씩 총 4건의 법안을 상정했다.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한국당이 정말 권력기관의 개혁을 바란다면 이 자리에 들어와 논의에 참석하라"며 "패스트트랙에 오른 법안이 문제라면 한국당이 대표발의한 법안을 놓고 토론해 결론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오늘 이 꼴을 만든 것은 민주당 리더십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이 한국당을 조금 더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여당에 '쓴소리'를 했다.
민주당과 평화당 의원들만 자리한 가운데 이어진 민갑룡 경찰청장과 김오수 법무부 차관 대상 질의에서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과 고(故) 장자연씨 사건 관련 질타가 나왔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경찰이 애초 이들 사건을 부실 수사 한 것 아니냐는 이종걸 의원의 질의에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많은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점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경찰 수사가 당시 국민의 기대와 요구에 미치지 못한 점을 반성하며 여러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문제가 현재의 수사 구조 하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라며 "경찰의 수사 책임성을 높이려면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 경찰이 먼저 책임지고 수사 하는 체계가 갖춰진 뒤 검찰은 이를 검증하는 체제가 되지 않으면 문제 해결은 힘들다"며 수사권 조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표창원 의원은 김 차관을 향해 "김 전 차관 사건 수사 결과와 관련해 성폭행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지 못한 것에 대해 '제 식구 감싸기' 우려를 제기하는 국민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차관은 이에 "검찰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활동을 종료했지만 필요하다면 법무부 장관이 그런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바른미래당 소속 채이배·임재훈 의원이 사임하고 권은희·이태규 의원을 보임됐다. 민주당에서는 송기헌 의원이 사임, 권칠승 의원이 보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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