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주민들, '붉은 수돗물' 피해지역 상권 살리기 나서

입력 2019-06-10 14:58   수정 2019-06-10 15:06

인천 주민들, '붉은 수돗물' 피해지역 상권 살리기 나서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인천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가 장기화하자 주민들이 상권 살리기와 물 나눔 캠페인 등을 벌이며 사태 극복을 위한 자구 노력에 나섰다.
10일 인천시 서구 검단·검암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인 '너나들이 검단·검암맘' 등에 따르면 서구 지역 주민들은 적수 공급 장기화에 따라 지역 상권 살리기 캠페인을 하고 있다.
해당 커뮤니티 운영자 이수진(43)씨는 '우리 지역 음식점들을 살립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생수로 음식을 하는 지역 음식점을 주민들이 직접 홍보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우리 지역에서 힘들게 생수로 음식을 준비하는 상가들이 많다"며 "마진을 손해 보고 음식을 준비하는데도 손님이 찾아오지 않고 있어 회원들이 생수를 쓰는 동네 음식점을 알려달라"고 적었다.
이 글에는 생수로 음식을 하는 것으로 파악된 음식점 사진 등을 공유하는 댓글이 수십 개 달렸다.
서구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붉은 수돗물 사태에 따라 사용한 생수병을 버리지 않고 인근 지역에서 물을 떠 와 재활용하는 캠페인도 진행되고 있다.
인근 지역인 경기도 김포시의 가정과 가게 등은 이 같은 캠페인에 힘을 보태며 물을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인근 경기도 김포시 지역 단체들은 적수 피해를 보고 있는 서구 지역 주민을 지원하기 위해 모금 운동을 벌여 2차례에 걸쳐 2천병에 달하는 병입(병에 담음) 생수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씨는 "수돗물 사태가 수습되지 않고 장기화하는 데 따라 많은 사람이 지치고 힘들지만 주민 스스로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옆 동네 사람들도 스스로 더 힘든 사람들을 돕겠다고 나서줘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는 지난달 30일 시작돼 12일째를 맞았으나 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수질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인천 서구뿐만 아니라 중구 영종도 지역 커뮤니티에도 수도꼭지에 설치한 필터가 얼마 지나지 않아 붉게 변했다는 글이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인천시는 수돗물 피해 관련 민원 수가 사태 초기에 비교해 적어졌다면서도 사태 진정 여부에 대한 판단은 유보한 상태다.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 등 일부 지역 단체는 수돗물 사태가 장기화하는 데 따른 책임을 물어 지역 정치인 소환이나 행정 소송 등을 예고하기도 했다.
붉은 수돗물 사태 이후 꾸려진 민관합동조사단 단장을 맡은 김진한 인천대 교수는 "주민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수돗물이 나올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현재로서는 정부 합동 조사반의 (붉은 수돗물) 원인·수질 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지난달 30일 서울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 전기설비 법정검사를 할 때 수돗물 공급 체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내부 침전물 탈락으로 붉은 수돗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고 있다.
정부 합동 조사반은 지난 7일부터 풍납취수장에서 인천 서구 가정집 수도꼭지까지 수돗물 공급 전 과정을 조사하며 적수 발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h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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