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한 그릇에 1만8천원…"서민은 못 먹겠네"

입력 2019-06-11 06:00   수정 2019-06-11 15:56

삼계탕 한 그릇에 1만8천원…"서민은 못 먹겠네"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여름철 삼복더위에 보양식으로 즐겨 먹는 삼계탕 가격이 해가 갈수록 오르면서 서민이 먹기에 부담스러운 음식이 돼가고 있다.


11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T 식당은 최근 성수기를 앞두고 삼계탕 가격을 1만7천원에서 1만8천원으로 인상했다.
2009년 이 식당의 삼계탕 가격이 1만3천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0년 만에 5천원이 오른 셈이다.
T 식당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 초기 이건희 당시 삼성 회장 등 재계 총수들과 오찬 모임을 가졌던 장소로도 유명한 곳이다.
최근에는 전형적인 한국식 삼계탕을 맛볼 수 있는 맛집으로 해외에까지 이름이 알려지면서 1년 내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제 서민은 못먹는(?) 삼계탕…한 그릇에 1만8천원 / 연합뉴스 (Yonhapnews)
가장 비싼 T 식당을 제외한 서울 시내 삼계탕 맛집들은 대체로 1만5천∼1만6천 원대에 기본 삼계탕 가격이 형성돼 있다.
중구 서소문로에 위치한 K 식당의 일반 삼계탕 가격은 1만6천원이다. 일종의 '프리미엄 삼계탕'이라 할 수 있는 전복삼계탕과 산삼삼계탕은 각 2만2천원이다.
강남 지역 삼계탕 맛집인 S 식당은 잣 삼계탕과 녹두 삼계탕 등 기본 삼계탕 가격이 1만6천원이고, 광화문 인근의 H 식당은 일반 삼계탕을 1만5천원에 팔고 있다.
최근 부쩍 날씨가 더워지면서 허해진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 삼계탕과 같은 보양식 전문식당을 찾는 경우가 많아진 소비자들은 2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달 초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T 식당을 찾았던 회사원 안모(49) 씨는 "불과 얼마 전만 해도 기본 삼계탕 가격이 1만6천원이었던 것 같은데 소리 소문도 없이 1만8천원까지 올라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다른 회사원 최모(33) 씨도 "얼마나 좋은 재료가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삼계탕 한 그릇이 2만원에 육박하는 건 너무한 것 같다"며 "서민이 사 먹기엔 부담스러운 음식이 돼 버렸다"고 아쉬워했다.
육계협회에 따르면 삼계탕용으로 많이 쓰이는 삼계 45~55호의 10일 현재 생닭 가격은 2천380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소폭 상승했다.
식당에서 파는 삼계탕 가격의 약 7분의 1 수준이다.
삼계탕 식당들은 이 같은 가격 차에 대해 식당에서 파는 삼계탕 가격에는 각종 부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생닭 가격과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 삼계탕 전문점 관계자는 "임대료와 인건비가 해마다 오르고 있고 부재료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며 "생닭 가격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passi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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