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 사저, 대통령 기념관으로 사용…노벨평화상 상금은 기념사업에"
"서로 사랑하고 화합해 행복한 삶 사시기를"…김대중평화센터 발표문
여야 5당 대표, 장례위원회 동참…北조문단 파견은 "아직 연락없어"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김여솔 기자 = 10일 별세한 고(故) 이희호 여사는 유언을 통해 "하늘나라에 가서 우리 국민을 위해,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이 여사는 지난해 변호사가 입회한 가운데 세 아들의 동의를 받아 이 같은 내용의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김대중평화센터 김성재 상임이사가 11일 발표문을 통해 공개했다.
이 여사는 "우리 국민들께서 남편 김대중 대통령과 저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우리 국민들이 서로 사랑하고 화합해 행복한 삶을 사시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이 여사는 또 "동교동 사저를 '대통령 사저 기념관'(가칭)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노벨평화상 상금은 대통령 기념사업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라"고 유언했다.
이 여사는 유언의 집행에 대한 책임을 김성재 상임이사에게 부여하면서 "김대중 대통령 기념사업과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을 위한 김대중평화센터 사업을 잘 이어가달라"고 당부했다.
장례집행위원장을 맡은 김 상임이사는 발표문에서 "이 여사님의 장례는 유족, 관련단체들과 의논해 김대중평화센터 주관으로 '여성지도자 영부인 이희호 여사 사회장'으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족들이 모두 임종을 지키면서 성경을 읽어드리고 기도하고 찬송을 부를 때 여사님도 함께 찬송을 부르시며 편히 소천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이 여사님께서는 평생 어려운 사람들,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늘 함께하시고,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으로서 남과 북의 평화를 위한 일을 계속하시다가 소천하셨다"고 강조했다.
김 상임이사는 빈소가 마련된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발표문을 낭독한 후 "이 여사님이 지난 3월 20일 입원해 83일간 병원에 계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환을 조금 회복해 사저로 돌아갈 것을 기대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노환이 아닌 다른 질병 때문에 돌아가신 것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북한 측의 조문단 파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연락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 여사의 장례를 주관할 장례위원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자유한국당 황교안·바른미래당 손학규·민주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5당 대표가 고문으로 참여한다.
김 상임이사는 "5당 대표가 모두 장례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으로 확정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지원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9주년 좌담회'에서 "제가 어제 5당 사무총장들에게 연락을 드려서 5당 대표들은 장례위원회 고문으로, 의원들은 장례위원으로 모시겠다고 했고 각 당에서도 응해왔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황교안 대표는 '담당할 일이 무엇인가.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씀하셨다"며 "민주당, 평화당, 정의당은 대표와 의원이 전부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참여 여부는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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