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가디언, 미술 전문 매체 인용…"2017년 경매 후 전용기로 수송"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2017년 당시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에 팔려 화제가 된 '르네상스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구세주·Salvator mundi)가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초호화 요트에 보관돼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빈 살만 왕세자는 작년 10월 발생한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인물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술 산업 전문 매체인 '아트넷'을 인용해 경매 후 소재가 불분명했던 해당 작품이 빈 살만 왕세자가 소유한 500만 유로(약 67억원)짜리 134m 길이의 초호화 요트 '서린'(Serene)에 보관돼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트넷은 당시 경매에 관여한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살바토레 문디가 경매 이후 한밤중에 빈 살만 왕세자의 전용기에 실려 그의 요트로 옮겨졌다고 전했다.
500여년 전 제작된 예수의 초상화인 살바토르 문디는 2017년 11월 미국 뉴욕의 크리스티 경매에서 당시 사상 최고가인 4억5천30만 달러(약 5천억원)에 낙찰돼 큰 화제를 모았다.
경매 직후 그런 거액을 감당할 만한 '큰 손'이 누구인지를 놓고 뒷말이 무성했다.
중국인 거부나 일본인 기업가, 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산유국 왕가 또는 부호들이 물망에 오르기도 했으나 구매자 신원이 즉각 확인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얼마 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사우디 로열패밀리의 일원인 바데르 빈 압둘라 빈 모하마드 왕자가 해당 작품을 구매했다고 보도해 관심을 끌었다.
빈 살만 왕세자의 절친한 친구이자 최측근으로 알려진 그는 작년 6월 문화공보부에서 떨어져나와 독립 부처가 된 문화부의 초대 장관에 지명됐다.
아트넷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바데르 왕자가 작품을 대리 구매한 뒤 빈 살만 왕세자에게 넘긴 셈이 된다.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의 로열패밀리가 예수의 초상을 천문학적인 액수에 매입한 이유는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영국 런던 및 미국 워싱턴 주재 사우디 대사관은 작품의 소재에 대해 지금까지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살바토르 문디는 애초 작년 9월 18일 아랍에미리트(UAE)에 있는 루브르 박물관 아부다비 분관에 전시될 예정이었으나 예정일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전격적으로 전시가 취소된 바 있다.
살바토르 문디는 진위·출처 등을 둘러싸고 여러 논란을 낳은 작품이기도 하다.
미술계 일각에서는 최근 빈 살만 왕세자가 사들인 살바토르 문디가 다빈치 본인 작품이 아닌 그의 제자가 그린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작품 가격이 150만 달러 선(약 17억원)까지 추락할 수 있으며, 이는 사우디 소유주에게 엄청난 굴욕이 될 것이라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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