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미중 무역갈등에 다시 불이 붙으면서 지난달 세계 경제정책 불확실성이 큰 폭으로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세계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 홈페이지를 보면 5월 세계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281.11로 나타났다. 이는 4월 207.09보다 크게 상승한 수치다. 다만 한국 지수는 올해 1월까지만 집계됐다.
세계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주요 20개국 기사에서 불확실성 관련 단어가 언급된 빈도를 바탕으로 각국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가중평균해 산출된다. 1997∼2015년 평균을 100으로 놓고 기준선보다 높으면 장기 평균보다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만이 아니라 정치 이슈와도 연관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세계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무역갈등 악재가 겹치며 작년 12월 341.50까지 뛰어올랐다.
이후 1월(288.75)부터 2월 (261.46), 3월(281.03)까지 등락하다 4월 들어 크게 낮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협상을 두고 낙관적인 발언을 이어가며 미중 협상이 '노딜'을 피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그러나 해빙 분위기던 미중 갈등이 5월 초 다시 심해지면서 불확실성 지수도 1월 수준까지 높아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12일 "4월까지만 해도 국제기구에서 미중 분쟁이 곧 타결된다는 전망이 정론처럼 받아들여졌었다"며 "5월 들어서는 당초 예상보다 어려운 쪽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의 경제정책 불확실성지수는 지난 1월 기준으로 249.44를 기록해 2017년 2월(299.67) 이후 가장 높았다.
지수는 남북 정상회담 논의가 본격화하고 수출이 호조를 보이던 작년 2월께 71.16까지 낮아졌다.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4월, 싱가포르에서 북미회담이 개최된 6월에도 불확실성 지수가 전월보다 하락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갈등이 주요 하방 위험으로 떠오른 데다 지난해 고용 부진이 이어지며 불확실성 지수도 함께 상승했다. 지수는 작년 9월 153.96에서 10월 176.21로 오른 데 이어 11월 203.25까지 높아졌다.
12월 들어서는 수출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증가세를 이어오던 수출이 12월부터 감소하며 불확실성 지수는 243.03까지 높아졌고 1월에도 상승했다.
앞서 2017년 초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며 보호무역주의가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데다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지며 불확실성 지수가 높아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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