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우리금융지주[316140]의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함에 따라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의 지주사 편입 일정이 당초 계획했던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연기됐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카드와 종금의 지주사 편입은 하반기 내에 완료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우리금융이 지주사 체제로 출범하면서 제시한 이들 회사의 편입 일정은 상반기였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올 1월 출범식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카드, 종금을 가능하면 상반기 내 편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사회와 논의해야 한다"고 단서로 달면서 카드는 "지주사 주식 50%, 현금 50%"로, 종금은 "현금 매수방식"으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카드와 우리종금[010050]은 우리은행의 자회사로 돼 있다. 우리은행이 우리카드 지분을 100%, 우리종금은 59.8% 보유하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 후 2년 이내에 우리종금을 매각해야 한다. 우리카드는 그런 강제 규정은 없으나 우리금융이 종금과 함께 편입시키겠다고 했다.
손 회장이 언급한 시점인 상반기가 다 마무리되는 현재까지 편입 이야기가 나오지 않은 것은 주가 때문이다.
우리종금은 현금으로 사겠다고 했으니 상관없지만, 우리카드는 지주사 주식으로 주고 사는 것이어서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이슈가 발생한다.
즉, 지주사가 우리은행이 보유한 우리카드 지분 100%를 현금과 자사주로 사들이면 우리은행은 지주사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우리은행은 관련 법에 따라 지주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어 우리카드 매각대금으로 받은 이 지주사 지분을 6개월 이내 팔아야 한다.
우리금융 주가가 내려갈수록 우리카드 지분을 사들이는 데 필요한 자사주 물량이 늘어나고 이는 그만큼 오버행 이슈가 더 커진다.
오버행 부담이 더 커지는 것 자체가 주가에 부정적이어서 주가 하락을 부추긴다. 주가 하락→오버행 부담 확대→주가 하락이라는 악순환이 형성될 수도 있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가 우리금융의 주가가 1만3천700원일 때 현금 50%, 주식교환 50%로 인수할 경우 우리은행이 보유하게 될 우리금융 지분율을 7.2%로 추정했다. 우리은행은 이만큼을 6개월 내 매각해야 한다.
전날 종가는 1만3천900원이었다. 우리금융이 재상장한 2월 13일 시초가인 1만5천600원에서 10.9% 낮은 가격이다.
주가가 맥을 못추자 손태승 회장은 올해 들어 4차례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 부양에 힘썼지만 그렇게 큰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주가는 1만4천원대에서 박스권 등락하는 모습만 보여줄 뿐이었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후 우리금융이 적극적인 인수·합병(M&A)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으나 그런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측면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리포트에서 "우리금융은 비(非)은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면서도 "증권, 카드 등은 상당 기간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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